▲ LA 다저스 홈구장/사진=구단 공식 트위터
지난해 19승을 거둔 잭 그레인키(33ㆍ애리조나)를 대체할 투수는 세상에 흔치 않다. 새 시즌을 준비하는 LA 다저스는 기록적인 평균자책점(ERA) 1.66으로 기여한 그레인키의 공백이 크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레인키가 빠졌다고 다저스를 섣불리 얕잡아보다간 큰 코 다칠 수 있다. 다저스에는 그레인키의 공백을 상쇄할 만한 강점이 어림잡아 8가지나 존재한다.
첫째 다저스는 여전히 현존 최고의 투수를 보유하고 있다. 클레이튼 커쇼(28)다. 그는 아프지도 않고 매년 훌륭하다. 사이영상 투표에서 5년 연속으로 톱3에 든 투수는 역대를 통틀어 커쇼가 유일하다는 게 증거다. 꾸준한 생산력을 바탕으로 2016시즌 역시 20승 내외의 성적을 올려줄 것이 확실시된다.
둘째 다저스에는 현존 최고의 유망주도 존재한다. 유격수 코리 시거(22)다. 지난해 9월 승격돼 27경기 동안 타율 0.337을 기록한 그에게 첫 풀타임 시즌인 올해 똑같은 타율을 기대하긴 힘들겠지만 야구계의 모든 이들은 중심타선을 책임질 슈퍼스타로 성장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셋째 다저스의 선수층은 두텁기 그지없다. 넘쳐나는 외야수에 내야와 대타 요원 모두 믿음직한 선수들을 데리고 있다. 정신 차린 야시엘 푸이그(26)와 영건 파워히터 피더슨(24), 베테랑 듀오인 안드레 이디어(34)/칼 크로포드(35) 조합 등 주전급 외야수만 7명이다. 내야라고 다를 것 없다. 지난 12년간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전성기를 이끈 체이스 어틀리(38)가 제1의 백업 내야수다. 엔리케 '키케' 에르난데스(25)는 2루수 유격수 3루수 외야수를 모두 소화하는 리그 최고급의 전천후 선수다. 그가 지난시즌 7월1일 이후 기록한 타율 0.351은 메이저리그 전체 1위였다.
넷째 건강만 하다면 다저스는 메이저리그 경험이 풍부하거나 실력이 검증된 선발요원을 9명이나 거느리게 된다. 새 시즌 커쇼, 류현진(29)에다 스캇 캐즈미어(32), 브라이언 앤더슨(28), 마에다 겐다(28), 알렉스 우드(25), 마이크 볼싱어(28), 카를로스 프리아스(27), 브랜든 맥카티(33) 등이 한데 어우러진다면 견고함에 관한 한 리그 최강으로 거듭난다.
다섯째 마이너리그에는 준비된 특급 투수 유망주들이 즐비하다. 생일이 지나지 않아 아직 10대인 좌완 훌리오 유리아스(19)와 우완 호세 데 레온(24)이 호시탐탐 기회를 노린다. 강력한 구위를 장착한 이들은 시즌 중반 이후 팀 사정에 따라 메이저리그로 뛰어들 전망인데 그 파괴력은 상상을 초월할 수도 있다.
여섯째 베테랑들의 꾸준함은 다저스가 내세울 또 다른 무기다. 지난 9년 중 7시즌이나 100타점을 넘긴 1루수 애드리언 곤살레스(34), 5년간 타율이 0.285~0.297 사이를 맴돌았던 2루수 하위 켄드릭(33), 4년간 133세이브를 거둔 켄리 잰슨(29)이 버티고 있어 든든하다.
일곱째 1번부터 8번까지 타자들의 실력이 상향 평준화돼 있는 다저스다. 포수 야스마니 그란달(28), 중견수 피더슨, 좌익수 크로포드 또는 이디어가 하위타선에 배치될 만큼 어느 강타선 못지않은 고른 힘을 지녔다. 이 말은 곧 상대 투수들이 피해갈 타순이 없다는 뜻이다.
끝으로 젊은 감독 데이브 로버츠(44)의 넘치는 에너지와 열정은 그 동안 다저스에서 잘 볼 수 없었던 어떤 것이다. 그는 벌써 클럽하우스에 긍정의 힘을 한껏 불어넣고 있는 걸로 알려졌다. 열정과 의지로 똘똘 뭉친 새 감독은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좌절을 맛본 다저스를 변화시킬 주된 원동력이다.
정재호 기자 kemp@sporbiz.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