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정점’ 日 롯데홀딩스 주총
신동빈 회장 등 現 이사진 교체 안건
2대 주주 종업원지주회 의중이 관건
신동주 “130명 일일이 설득” 총력에
신 회장 측 “작년에 지지 확인” 자신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의 최대 분수령이 될 일본 롯데홀딩스 임시 주주총회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형인 신동주(오른쪽)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동생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일본 롯데홀딩스의 현 이사진 교체를 요구하며 소집된 이번 임시 주총의 결과에 따라 롯데그룹의 향방이 사실상 결정된다.
임시 주총은 6일 오전 9시 일본 도쿄 신주쿠의 일본 롯데 본사에서 열린다. 안건은 쓰쿠다 다카유키 대표 및 고바야시 마사모토 최고재무책임자, 이마무라 감사 등 7명의 현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진 해임과 신 전 부회장 등의 신임 이사 선임이다. 이번 주총이 눈길을 끄는 건 일본 롯데홀딩스가 한ㆍ일 롯데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기 때문이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일본 롯데 지주사인데다 한국 롯데 지주사격인 호텔롯데의 최대 주주(지분 19.07%)다. 호텔롯데는 롯데쇼핑(8.83%)과 롯데제과(3.21%), 롯데칠성(5.92%) 등 한국 롯데 주요 계열사의 최대 주주다.
일본 롯데홀딩스의 지분은 ▦광윤사 28.1%, ▦종업원지주회 27.8%, ▦관계사 20.1%, ▦L투자회사 10.7%, ▦오너일가 7.1%, ▦임원지주회 6.0%, ▦롯데제단 0.2% 등으로 구성돼 있다. 광윤사는 신 전 부회장측에, 나머지 지분들은 신 회장편에 우호적인 상황을 감안하면 이번 주총 표 대결의 관건은 종업원지주회의 의중이다. 종업원지주회는 10년 이상 근무한 과장급 이상 직원 130여명으로 구성돼 있는데, 이중 1명의 이사장이 주총 의결권을 행사한다.
이에 따라 신 전 부회장은 종업원지주회의 마음을 얻는 데 총력전을 펴고 있다. 신 전 부회장이 회장으로 있는 SDJ코퍼레이션 관계자는 3일 “그 동안 신 전 부회장은 종업원지주회 회원들을 일일이 만나 설득을 해왔다”며 “지금도 일본 롯데홀딩스 종업원지주회 회원들과 접촉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 전 부회장측은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신 전 부회장 지지 동영상을 공개하고 경영설명회를 열어 회원들이 자신의 편에 서 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그러나 신동빈 회장측은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아예 이번 주총의 표 대결 승리로 경영권 분쟁을 마무리 짓겠다는 심산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 전 부회장측의 임시 주총 요구를 바로 받아들인 것은 표 대결 승리를 확신했기 때문”이라며 “경영권 분쟁을 하루 빨리 마무리하고 그룹 경영에 집중해야 한다는 게 신 회장의 생각”이라고 밝혔다. 신 회장측은 지난해 3차례 열린 주주총회에서 모두 종업원지주회로부터 지지를 확인한 만큼 이미 전세는 기울었다는 판단이다.
9일 서울가정법원에서 열릴 신 총괄회장의 성년후견인 2차 심리도 주목된다. 성년후견인이란 질병이나 장애, 노령 등을 이유로 도움이 필요한 성인에게 후견인을 정해주는 제도다. 이번 심리에선 신 총괄회장의 정신감정을 진행할 의료기관 선정과 감정방법, 시기 등의 세부 내용이 논의된다. 신동빈 회장측은 고령인 신 총괄회장의 건강상태가 성년후견인을 둬야 할 만큼 좋지 않다는 입장인 반면, 신 총괄회장으로부터 후계자로 낙점 받았다는 신동주 전 부회장측은 신 총괄회장이 이성적인 판단을 내리는 데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만약 신 총괄회장의 병원 진단 결과, 성년후견인이 필요하다는 소견이 나오면 신 전 부회장의 ‘후계자’ 명분은 빛을 잃게 된다. 이에 따라 롯데그룹 형제간 경영권 전쟁의 향배는 이번주말과 다음주중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허재경기자 rick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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