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계절인 3월의 첫날. 러시아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 해안에서 한 남자가 비닐봉투를 뒤집어 쓴 채 얼음낚시에 몰두하고 있다. 해는 지고 바람과 추위는 몰아치지만 짐을 싸기보다는 끝장을 보기로 한 것 같다. 튼튼한 비닐로 몸을 감싸고 손전등까지 켜가며 뚫린 얼음구멍에 집중이다. 곧은 낚시 바늘로 천하를 낚았다는 중국의 강태공은 세상을 구할 인물을 찾기 위해 오랜 시간 낚싯대를 드리웠다는데 꽁꽁 언 발트해에 홀로 앉은 남자는 무엇을 낚게 될지 궁금하다. 좋게 해석하면 세월일 수도, 행복일 수도 있겠다. 고기야 덤 아니던가. 홍인기기자 hongik@hankookilbo.com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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