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만에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타이거 우즈(40ㆍ미국)는 휠체어나 지팡이에 의지하고 있지 않았다.
3일(한국시간) 우즈는 자신이 설계한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인근의 블루잭 내셔널 코스 개장 행사에 참석했다. 현장에서 우즈는 허리 수술 후 악화돼 제대로 걷지 못하고 자동차에 앉지도 못하는 상황이라는 약 열흘 전 주요 언론의 보도를 비웃기라도 하듯 나무 발판을 직접 밟고 무대에 올라 일명 ‘감독 의자’(접이식 천 의자)에 40분간 ‘편안하게’ 앉아있었다고 미국 골프전문매체 골프채널이 전했다.
우즈는 지난 해 8월 윈덤 챔피언십을 끝으로 경기에 나서지 않고 있다. 공식 석상에 나와 발언한 건 작년 12월 자신이 주최한 히어로 월드 챌린지 이후 3개월만이다.
일단 우즈는 세 차례 허리 수술 이후 약 5개월이 지난 현재 몸 상태를 많이 회복했고 재활도 순조롭다고 했다. 그는 “몸이 좋아져 집에서 칩샷과 퍼트 연습을 해왔고 최근엔 9번 아이언 훈련을 시작했다“며 “쇼트 게임 감각이 많이 나아졌고 강한 체력과 유연성을 키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복귀에 대해선 “아직 해야 할 절차들이 남았고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있지 않다”면서“최상의 경기력을 위해 건강을 회복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신중론을 견지했다.
우즈는 그럴 수밖에 없다. 불혹이 된 나이에 4번의 무릎수술과 3번의 허리수술을 이겨내야 한다. 2014년 3월 허리 쪽을 처음 수술 받은 우즈는 지나친 승부욕에 복귀를 서두르다 큰 낭패를 봤다. 이에 대해 “많은 부상을 안고 경기에 임했다. 밀어붙이다가 대회도 망쳤고 몇 달 몇 년을 쉬는 대가를 치렀다”고 뒤늦게 후회했다.
우즈는 “나뿐만 아니라 원래 프로 운동선수라는 직업이 다 그렇다. 최고 경쟁의 무대에서 살아남기 위해 갖가지 부상과 통증을 안고 출전한다. 그런 게 스포츠의 일부”라고 위안 삼았지만 이번만큼은 똑같은 우를 범하지는 않겠다는 각오다.
또 다른 이유도 조심스럽게 털어놨다. 우즈는 작년 8월말 윈덤 챔피언십 당시 엉덩이 쪽이 아프다고 느꼈고 결국 첫 허리수술 후 18개월 만에 2번째 수술대에 올랐다. 한 달 뒤에는 남은 불편함을 제거하기 위한 허리신경 수술이 필요하다며 또 칼을 댔다.
우즈는 “신경치료는 정해진 시간표가 없다”며 “치료가 사람마다 다 다르고 사람들의 신경 또한 약간씩 다 달라서”라고 설명했다. 언제 돌아올지 현재로선 본인도 모르겠다는 뜻이다. 이에 골프채널은 “허리신경 회복은 보통 9개월 만에 재활이 가능한 앞선 무릎 재건수술처럼 간단한 게 아니다”며 우즈의 공백이 1년 이상 장기화될 수 있음에 힘을 실었다. 즉 우즈의 복귀는 빨라야 올해 10월이고 현실적으론 내년 복귀가 유력하다는 전망이다.
정재호기자 kemp@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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