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50개국 이상에 방영되고 13년째 시청자들과 만나고 있는 미국의 리얼리티 프로그램 ‘아메리카스 넥스트 톱 모델’ 등으로 유명한 방송 제작자 켄 목(56)이 영화 ‘조이’의 총괄 프로듀서로서 한국을 찾았다. 배우 제니퍼 로렌스가 주연을 맡은 ‘조이’(10일 개봉)는 가족을 부양하며 근근이 살아가던 싱글맘 조이 망가노가 미국 최고의 여성 최고경영자로 거듭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유독 일반인들의 성공 스토리에 주목해 온 중국계 미국인 목은 최근 인터뷰에서 “사람들에게 영감과 동기를 주는 이야기나 장애를 극복하고 꿈을 이루는 낙관주의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여성의 이야기에 관심을 갖고 있는데 그들의 열정이나 (성공)과정을 잘 이해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고 덧붙였다.
‘조이’는 목이 10년 전 제작한 TV 프로그램 ‘메이드 인 USA’의 심사위원을 맡은 망가노의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망가노는 조부모와 부모, 전 남편까지 부양하다가 생활용품을 발명해 홈쇼핑 채널에서 막대한 수익을 올렸으나 제품 특허권을 둘러싸고 범죄조직과 맞서는 등 파란만장한 인생을 살았다. 목은 망가노의 드라마틱한 삶의 궤적을 들은 뒤 영화화를 추진하게 됐다.
목은 “‘조이’ 속 가족구성원을 보면 한국적이고 아시아적”이라며 “조부모와 부모를 부양하며 자기 희생을 하는 한국 여성들의 모습도 엿볼 수 있다”고 말했다. 목의 아내는 한국인 이혜리씨로 ‘할머니가 있는 풍경’에 이어 최근 ‘아들이 있는 풍경’을 출간한 작가다.
아시아인으로서 미국 할리우드 중심에서 활동 중인 그지만 힘든 상황도 많이 겪었다. ‘아메리카스 넥스트 톱 모델’에 흑인 모델 타이라 뱅크스를 사회자로 내세우고 유색인 모델 지망생들을 캐스팅하기 위해 방송사와 싸우기도 했다.
목은 “대중문화 콘텐츠의 다양성을 위해서는 제작자의 배경도 다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제88회 아카데미상 시상식을 꼬집으며 “인종차별 논란이 된 시상식의 표결권을 가진 분들이 대개 70세 이상 고령의 백인들”이라며 “구성원이 다양해져야 시상식도 변할 것”이라고 짚었다.
강은영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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