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텍사스는 후반기 대반전을 이루며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중심에는 추신수(34)가 있었다. 시즌 성적은 0.276, 22홈런 82타점 94득점 4도루 출루율 0.375. 이 기록들이 의미 있는 것은 4월 타율 .096의 최악 출발을 이겨낸 것이기 때문이다.
전반기가 끝났을 때 그의 성적은 80경기 출장에 타율 0.221, 11홈런으로 여전히 부진했다. 하지만 후반기 대반전은 무서울 정도였다. 69경기에서 0.343, 11홈런 44타점을 올리며 팀의 서부지구 우승을 이끌었다. 1920년 이후 규정 타석을 채운 타자 중 4월을 1할이 안 되는 성적으로 마친 선수로는 두 번째로 높은 타율 점프이다.
추신수에게 0.280을 전후한 타율, 20개 안팎의 홈런, 0.380 근처의 출루율은 보장된 성적으로 인정된다. 게다가 에이스 다르빗슈 유의 가세와 좌완 에이스 콜 해멀스의 첫 풀 시즌을 감안해 현지에서는 또 다시 텍사스를 지구 우승 가능팀으로 꼽고 있다. 이런 분위기는 추신수의 전반적인 성적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작년과 마찬가지로 주전 우익수에 2번 타순으로 팀 승리를 이끌 것이다.
세인트루이스 오승환(34)은 올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한국 선수 중 유일한 투수이다. 현지에서는 그의 별명을 ‘스톤 부다(Stone Buddaㆍ돌부처)’, ‘파이널 보스(Final Bossㆍ끝판대장)’ 등 영어로 바꿔 지난해 팀에서 실종됐던 우완 셋업맨에 대한 소개에 한창이다. 지난 시즌 후반 연투에 대한 피로감으로 구속이 약간 하락했지만 다시 회복하는 데 큰 문제는 없어 보인다. 트레버 로젠탈이라는 강속구 마무리 투수를 갖춘 세인트루이스는 오승환을 우완 셋업맨으로 간주하고 있다. 그와 경쟁할 선수로는 과거 LA 다저스의 마무리였던 조나단 브록스턴과 에인절스 마무리 출신 조던 왈든이 꼽힌다. 왈든은 최근 부상에 시달렸고 브록스턴도 예전에 비해 구속이 떨어지고 기복도 심해져 구단이 오승환에게 거는 기대는 크다. 일단 현지에서는 오승환에 대해 우완 셋업맨으로 60경기 정도 출장에 3점대 초중반의 평균자책점을 예상하고 있다.
이대호(34)는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들고 옵션 조항 모두를 충족시켰을 때 400만 달러까지 연봉이 올라가는 조건으로 시애틀과 계약했다. 시애틀은 주전 1루수 아담 린드가 좌투수 공략에 애를 먹고 있어, 이를 보완하기 위한 우타자 백업 싸움이 스프링 캠프에서 벌어질 것이다. 이대호는 과거 뉴욕 양키스 유망주 출신 헤수스 몬테로, 가비 산체스, 스테픈 로메로와의 1차 경쟁을 이겨내야 한다.
이번 캠프에서 최대 라이벌은 몬테로가 될 전망이다. 26세의 젊은 나이로 2012년 15개의 홈런을 기록한 적이 있으며 파워로 보면 충분히 20홈런을 기대할 수 있다. 일단 이 경쟁에서 이겨 개막전 25인 로스터에 들어간다면 린드와 승부를 펼쳐야 한다. 메이저리그 11년차 베테랑인 린드는 30개 이상 한 번을 포함, 20개 이상 홈런을 5번이나 기록했다.
이대호가 25인 로스터에 들어가지 못한다면 세 가지 선택이 남아 있을 것이다. 첫째는 시애틀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하며 기회를 엿보는 것이고, 둘째는 FA(프리에이전트) 시장에 다시 나와 다른 메이저리그 팀을 물색하는 것이다. 마지막 남은 선택은 일본이나 국내 복귀이다. 이번 겨울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한국 선수 중에서 가장 어려운 길을 걷게 되는 이대호의 분발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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