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대문경찰서는 인터넷 중고장터에서 ‘물건을 싸게 판다’며 가짜 게시물을 올려 송금된 돈을 가로챈 김모(25)씨 등 3명을 사기 혐의로 구속했다고 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네이버 중고나라’등 인터넷 중고장터와 물품 판매 애플리케이션 ‘번개장터’를 통해 최신 휴대폰과 아이패드 등을 판매한다는 광고 글을 올렸다. 김씨는 인터넷에 떠도는 물품 사진을 복사해 붙인 뒤 시중에서 약 50만원에 판매되는 갤럭시 S6 핸드폰을 10분의 1 가격인 5만원에 판다고 광고했다. 피해자 김모(31)씨 등 43명은 시중보다 훨씬 저렴한 판매가에 속아 돈을 보냈다. 이런 식으로 김씨 일당이 3개월간 가로챈 돈은 1,292만원에 달했다.
조사 결과 김씨는 범행 중 피해자들의 신고로 기존에 쓰던 통장이 거래 정지되자, 12월에서 1월 사이에 랜덤 채팅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같이 일할 사람 구합니다’라며 통장 명의 제공자도 구했다. 김씨는 이렇게 모집한 이모(25)씨와 판매 글 게시자, 인출책으로 역할을 분담해 범행을 계속했다.
김씨 일당은 또 똑같은 휴대폰 번호를 계속 사용할 경우 범행이 들통날 것을 우려해 한 달짜리 선불폰을 사용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집에서 가출해 모텔 등을 전전하던 일당은 경찰 조사에서 가출 생활비와 유흥비를 벌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인터넷 중고거래로 인한 사기 피해를 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지나치게 싼 가격을 제시하거나 물건을 직접 확인하지 않고 송금하는 거래는 피해야 한다”며 “구매자가 돈을 입금하고 물품을 수령한 후 이상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면 회사가 판매자에게 돈을 전달하는 안전거래(에스크로우ㆍESCROW) 서비스를 사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신혜정기자 are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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