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취한 손님을 가게로 유인해 마시지도 않은 술값 등 1,300만원을 결제해 가로챈 술집 주인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술에 취한 손님의 신용카드로 자신이 운영하는 주점에서 술값을 무단으로 결제한 혐의(특수절도ㆍ사기 등)로 술집 주인 김모(54ㆍ여)씨를 구속하고 김씨와 공모한 또 다른 주점 업주 장모(54ㆍ여)씨와 종업원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해 12월 18일 오전 1시쯤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동 모래내시장 인근에서 만취한 상태로 택시에서 내린 A(48)씨를 자신이 운영하는 주점으로 데리고 간 뒤 지갑에서 현금 50만원을 꺼내 가져가고, A씨 신용카드를 훔쳐 술값으로 440여 만원을 결제했다.
김씨는 이어 장씨에게 수수료 200만원을 받고 A씨를 넘겼고 장씨는 자신의 술집과 편의점 등에서 700만원을 긁은 뒤 A씨를 인근 모텔에 재웠다. 김씨 등은 이 같은 방식으로 주점 모텔 편의점 등에서 27차례에 걸쳐 1,300만원을 결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이들은 A씨가 피해를 당해도 가족이 알게 될까 걱정해 신고를 꺼린다는 점을 노렸다. 장씨는 이후 A씨가 신고하는 것을 막기 위해 “추가 결제된 금액이 있다”며 400여 만원을 돌려주기도 했다. 김씨와 장씨는 경찰 조사에서 “주점 운영이 잘 안 돼 범행을 저지르게 됐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수법을 볼 때 계획적인 범행으로 판단된다”며 “또 다른 피해자가 있을 것으로 보고 여죄를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허경주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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