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기업 그룹들이 잇달아 4세 경영인 시대를 맞는다.
두산그룹이 박정원(54) 두산 지주 부문 회장을 차기 두산그룹 회장으로 내정한 것을 비롯해 상당수 대기업 그룹의 4세들이 임원으로서 회사의 주요 경영의사 결정 과정에 참여하고 있다.
박정원 회장은 박용곤 두산그룹 명예회장의 장남이다. 박승직(1864~1950) 두산 창업주의 증손자이자 박두병(1910~1973) 두산그룹 초대 회장의 장손이다. 서울에서 태어난 박정원 회장은 대일고와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보스턴대에서 MBA를 받았다. 1985년 두산산업㈜ 사원으로 입사해 일본 기린맥주 과장과 오비맥주㈜ 상무, ㈜두산 상사BG 대표이사를 거쳤다. 2009년부터는 두산건설 회장과 두산베어스 구단주를 맡고 있다. 2012년에는 두산 지주부문 회장으로서 두산그룹의 주요 인수합병(M&A) 의사결정을 이끌었다. 2014년 연료전지 사업, 2015년 면세점사업 진출 등 그룹의 주요 결정과 사업 추진에 핵심역할을 했다.
국내 대기업 그룹들은 지난 연말 임원 인사를 통해 4세 경영인들을 전면에 배치하며 경영승계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GS그룹은 허준홍(41)·허윤홍(37) 상무를 전무, 허서홍(39) 부장을 상무로 승진시켰다.
허준홍 GS칼텍스 전무는 허만정 창업 회장의 장손으로 허창수 회장의 5촌 조카다. 허윤홍 GS건설 전무는 허창수 GS 회장의 외아들이자 허준구 LG건설 명예회장의 장손이다. 허서홍 GS에너지 상무는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날 회장의 장남이다.
코오롱도 4세 경영 체제를 준비하고 있다. 코오롱도 지난해 연말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의 장남인 이규호(32) 코오롱인더스트리 경영진단실 부장을 상무보로 승진시켰다. 이 상무보는 이웅열 회장이 외아들로 창업주 이원만(1904~1994) 회장의 증손자, 이동찬(1922~2014) 명예회장의 손자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들이 3세 또는 4세를 전면에 내세우는 것은 세대교체를 위한 작업이지만, 이들이 불안정한 현재의 경영환경에서 어떤 능력을 발휘하느냐에 따라 향후 평가가 달라질 것"이라고 전했다.
한준규기자 manb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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