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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 트럼프 독주... "이젠 그의 폭주 막을 수 없다"

입력
2016.03.0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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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화요일 격전지에서 저학력ㆍ백인 계층의 후보별 지지 현황. 이들의 압도적 지지가 트럼프의 승리 원인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슈퍼화요일 격전지에서 저학력ㆍ백인 계층의 후보별 지지 현황. 이들의 압도적 지지가 트럼프의 승리 원인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1일(현지시간) 미국 ‘슈퍼 화요일’ 경선에서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승리를 확정 짓자 현지 언론들은 “트럼프의 독주가 시작됐다” “더 이상 그의 폭주를 막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공화당 지도부가 트럼프의 승리를 못마땅해 하고 있는 점을 겨냥해 워싱턴 포스트는 “공화당은 이제 어떻게 슬퍼해야 할지를 고민할 때”라고 평하기도 했다. 탈세의혹과 KKK단 연루설 등 트럼프에 대한 의혹이 집중적으로 불거졌는데도 예상 밖 압승을 거두자 공화당뿐 아니라 미국 전체가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CNN과 워싱턴포스트 등 미국 언론은 일제히 “트럼프는 1960년대 이후 공화당 경선에서 전국적으로 가장 광범위한 지지를 받는 후보라는 점을 입증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는 서부의 네바다 주에서 북동부의 뉴햄프셔ㆍ버몬트, 남부의 조지아ㆍ앨라배마ㆍ사우스캐롤라이나를 모두 석권했는데 이는 미국 각 지역의 정치색이 뚜렷해진 60년대 이후 처음으로 나타난 현상이다.

현지 언론은 유례없는 현상의 원인을 ‘저학력ㆍ저소득ㆍ백인’ 계층에서 찾고 있다. 실제로 ‘슈퍼 화요일’투표에 나선 유권자를 대상으로 한 출구조사에서 트럼프는 이 계층에서 2, 3위를 차지한 경쟁 후보보다 3배 가까운 득표율을 기록했다.

조지아 주의 경우 대졸미만ㆍ백인 유권자의 50%가 트럼프를 선택했는데, 이는 마르코 루비오 플로리다 상원의원(18%)이나 테드 크루즈 텍사스 의원(20%)의 2~3배에 달하는 수치다. 앨라배마와 버지니아, 테네시 등 트럼프가 승리한 다른 주에서도 이 같은 현상이 반복됐다. 특히 3%포인트 박빙 우위를 지키며 승리한 버지니아의 경우 대졸미만ㆍ백인 계층에서의 절대적 지지(47%)가 없었다면, 루비오(15%) 의원에게 1위 자리를 내줬을 가능성이 크다.

연간 소득 5만달러 미만의 저소득 계층 유권자의 불만도 트럼프 돌풍의 원동력임이 입증됐다. 조지아 주에서는 저소득 계층의 51%, 버지니아에서는 52%가 트럼프를 찍었다. 이는 해당 지역에서 트럼프가 얻은 평균 득표율보다 30~50% 가량 높은 것이다.

물론 트럼프 진영의 과학적이고 효율적인 선거 운동도 승리의 또 다른 요인이다. 트럼프 진영의 경우 전당대회 대의원 출마자를 각 선거구의 책임자로 지정해 사전에 일반 유권자들의 자발적 모임을 갖도록 하는 전략을 폈다. 첫 경선지 아이오와 주 코커스에서 지지자들이 주위 눈치를 보는 바람에 득표율이 낮았던 걸 교훈 삼아, “우리가 다수다”, “우리는 미국을 강하게 만드는 사람들이다”라며 지지자들의 자신감을 심는데 주력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집토끼를 확실히 잡은 선거운동 때문에 버지니아의 경우 루비오 지지자의 50%만이 실제 투표장에서 표를 던진 반면, 트럼프는 지지자의 79%로부터 표를 얻을 수 있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는 승리가 확정되자 “앞으로 한 사람을 물고 늘어질 것이다. 그 사람이 바로 힐러리 클린턴”이라며 공화당 본선 주자로서 다른 경쟁자들과 차별화를 시도했다. 그는 “힐러리는 지금까지 솔직하지 않았고 앞으로 4년 동안도 솔직하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점점 더 나빠질 것"이라고 클린턴 후보를 강하게 비판했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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