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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 9부 능선, 트럼프 8부 능선 넘었다

입력
2016.03.0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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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 대의원 매직넘버 절반 획득

샌더스 완주해도 ‘지명 확률 93.4%’

트럼프, 2위권 의혹에 약점 드러나

플로리다, 오하이오 경선이 관건

1일 ‘슈퍼 화요일’에서 압승을 거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이날 저녁 플로리다 마이애미에서 지지자들에게 도널드 트럼프를 겨냥한 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일 ‘슈퍼 화요일’에서 압승을 거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이날 저녁 플로리다 마이애미에서 지지자들에게 도널드 트럼프를 겨냥한 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일(현지시간) 미국 대선의 분수령인 ‘슈퍼 화요일’ 결과에 따라 11월 본선은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과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간 대결이 가시화했다. 민주당과 공화당 최종 후보에 바짝 다가선 두 사람은 승리가 확정되자마자 각각 “이제는 본선을 준비하겠다”는 자축 성명을 내놓았다. 그러나 민주당의 경우 버니 샌더스 (버몬트) 상원의원의 추격세가 만만치 않고 공화당은 ‘승자독식’으로 치러지는 15일 ‘미니 슈퍼 화요일’ 경선이 남아 있는 만큼 이변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당내 상황을 감안하면 클린턴보다 트럼프가 상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이다.

민주당의 클린턴 진영은 ‘슈퍼 화요일’ 승리로 후보 지명의 9부 능선을 넘었다. 압승이 확정된 이날 밤 예측시장에서는 ‘클린턴 민주당 최종 후보’가능성을 93.4%로 평가했다. 이는 전날보다 1% 포인트 가량 높아진 것이다. 15일 2차 분수령인 ‘미니 슈퍼화요일’에서도 승리를 거두면, 샌더스 후보가 저항을 포기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대의원 숫자에서도 클린턴 진영은 이날 450여명을 추가로 얻어 이날까지 1,000명 이상(슈퍼 대의원 포함)을 확보했다. 이는 전체 대의원(4,763명)의 과반이자 후보 지명에 필요한 매직 넘버(2,382명)의 절반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하지만 경쟁자인 샌더스 의원도 300명에 가까운 대의원을 추가해 만만찮은 추격세를 보이고 있다. 대부분 현지 매체들도 샌더스 의원이 중도 포기하지 않고 완주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자신감을 바탕으로 클린턴 후보는 본선 상대로 유력한 트럼프 공격에 나섰다. 그는 이날 밤 플로리다 마이애미에서 지지자들에게 “미국은 한쪽만 바라보는 사람의 나라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또 “벽을 세우는 대신 장벽을 없애고, 기회와 격려의 사다리를 세워야 한다”며 트럼프가 공약으로 내건 멕시코 국경 장벽이나 무슬림 입국 금지 등의 부당성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클린턴 진영은 ▦인종차별적 성향 ▦외교ㆍ안보 정책의 무지 ▦과거 부동산 개발 사업과정의 비리 등 본선에서 트럼프를 몰아 붙일 다양한 자료와 공격 논리를 마련 중이다.

트럼프 진영도 8부 능선 이상을 넘어섰다. 미국 예측시장이 평가한 최종 후보 확률은 클린턴 전 장관보다 15%포인트 뒤지긴 했지만 78%로 당내 경쟁자들을 압도했다. 압승에 고무된 그는 이날 저녁 지지자들에게 “나는 공화당을 단결시킬 사람이다. 이제는 클린턴을 잡기 위해 본격적으로 나서겠다”고 본선 진출을 기정사실화했다.

하지만 트럼프도 안심할 수만은 없다. 최대 변수는 15일 치러질 플로리다(대의원 99명)와 오하이오(66명) 예비경선이다. 각각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과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의 고향인데다가, 1위가 전체 대의원을 차지하는 ‘승자독식제’가 적용되기 때문에 트럼프에게는 불리할 수밖에 없다. 트럼프가 여기서마저 승리를 거둔다면 명실상부한 공화당 후보가 되겠지만, 실패한다면 7월 전당대회까지 전체 대의원의 과반수 득표에 실패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런 변수를 감안해 워싱턴포스트는 ‘슈퍼 화요일’을 통해 도리어 트럼프의 취약점이 드러났다고 분석했다. 버지니아에서 예상 밖으로 루비오 의원과 박빙 승부를 벌인 것처럼 ‘슈퍼 화요일’을 며칠 앞둔 시점에서 루비오ㆍ크루즈 의원이 쏟아낸 각종 의혹이 효과를 내고 있다는 것이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도널드 트럼프가 1일 저녁 플로리다 주 팜비치에서 ‘슈퍼 화요일’ 경선 승리가 확실해지자 지지선언을 한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가 지켜보는 가운데 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가 1일 저녁 플로리다 주 팜비치에서 ‘슈퍼 화요일’ 경선 승리가 확실해지자 지지선언을 한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가 지켜보는 가운데 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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