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판 바꿀 수 있는 힘 얻어”
권노갑 등 동교동계도 입당키로
安, 김종인 통합 제안엔 “의도 의심”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박지원 무소속 의원이 2일 국민의당 합류를 전격 선언했다.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영원한 비서실장’이라 불리는 박 의원의 합류가 최근 8%까지 지지율이 추락하며 창당 이후 최대 위기에 몰린 국민의당에 반등의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박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안철수, 천정배 국민의당 공동대표 등과 회동을 갖고 입당에 합의했다. 박 의원과 국민의당 지도부는 회동 직후 발표한 공동합의문에서 “우리는 우리 사회의 격차 해소, 지역 화합, 한반도 평화 그리고 2017년 여야 정권교체를 위해 조건 없이 협력한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합의문에서 “국민의당에 합류해서 총선 승리와 정권교체를 위해 헌신하겠다”고 입당을 공식 선언했다. 동교동계 좌장인 권노갑 전 상임고문 등 더민주 탈당 후 제3지대에서 머물던 동교동계 인사 100여명도 국민의당에 입당할 예정이다. 박 의원의 영입에는 권 전 고문의 역할이 컸다는 후문이다.
국민의당에선 박 의원의 입당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박 의원의 가세로 호남과 수도권에서 더민주와 국민의당 사이에서 관망하고 있는 야권 지지층의 표심을 움직일 수 있고, 야권에서도 ‘DJ 정권의 적통’이라는 상징성을 확보하게 됐다는 것이다. 이를 반영하듯 이날 회동에는 안, 천 공동대표 외에 김영환 주승용 문병호 장병완 최원식 의원, 박선숙 사무총장, 박인복 대표 비서실장, 김정현 대변인 등 당 관계자들이 총출동했다. 박 의원 외에 이날 입당 의사를 밝힌 전정희 의원까지 가세할 경우 국민의당은 19석을 확보, 원내교섭단체 구성(20석)에도 청신호가 켜진 셈이다.
안 대표는 박 의원의 입당과 관련해 “오늘이 국민의당 창당 한 달째로, 박 의원이 합류하며 정치의 큰 판을 바꿀 수 있는 힘을 얻었다”고 했고, 천 대표도 “박 의원의 합류로 단박에 우리당의 지지율이 10%포인트는 올라야 한다”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이에 박 의원은 “저는 어떠한 당직도 요구하지 않고 백의종군하며 총선 승리를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헌신적으로 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국민의당은 이날 오전에는 김종인 더민주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야권통합 제안에 지도부 간 결이 다른 입장을 내놓는 등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안 대표는 “지금 이 시점에서 그런 제안을 하는 의도가 의심스럽다”고 싸늘한 반응을 보였지만, 천 대표와 김한길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은 “깊은 고민과 토론이 심화돼야 한다”며 논의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김회경기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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