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국회의원이 부담하는 세율 수준이 미국 연방의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전에 나선 마르코 루비오(플로리다) 및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이 도널드 트럼프의 납세자료 공개를 압박하기 위해 스스로 공개한 납세 자료를 통해 이런 추정이 나왔다.
29일 루비오 캠프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부인(쟈넷 루비오)을 포함한 루비오 의원 부부의 2014년 총소득은 33만5,561달러(4억1,200만원)이며 이 가운데 19.3%인 6만4,666달러(7,945만원)를 소득세로 납부했다. 또 2013년에는 56만여달러를 벌어 25% 가량인 14만3,000달러를 납부했다. 루비오 캠프는 2010년부터 2014년까지 루비오 의원 부부가 부담한 소득세율은 평균 23%이며, 이는 소득이 비슷한 일반 미국 시민의 세율(17~27%)과 같은 수준이라고 소개했다.
루비오 부부 대비 연 소득이 높은 크루즈 의원 부부의 세율은 더 높았다. 크루즈 의원 부부는 2014년 120만달러 가량의 소득을 올렸으며 이 가운데 32.2%인 38만9,000달러를 소득세로 납부했다. 이 부부의 2010~2014년 평균 소득세율은 30% 가량으로 나타났다.
반면 우리나라 국회의원의 경우 연간 1억3,800만원(2013년 기준)에 달하는 세비에 대해 부담하는 세율이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국회의원 세비의 28% 가량이 비과세 대상이어서, 평균 소득세 부담액은 1,150만원(8.3%) 내외로 추정된다. 이는 비슷한 연봉을 받는 근로소득자의 평균 부담세율(2,166만원ㆍ15.6%)보다 훨씬 낮다. 루비오와 크루즈 의원의 납세 행태가 미 연방의원 평균 수준이라고 가정한다면, 소득수준과 소득세 체계의 차이를 감안하더라도 미국 의원이 한국보다 조세 정의에 부합하는 행태를 보이는 셈이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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