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에 취해 길가에 잠든 사람에게 접근해 금품을 훔치는 일명 ‘부축빼기’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각자 부축빼기를 하다가 만나 조를 짜 범행을 저질렀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심야 시간 강남 일대에서 취객을 돕는 척하며 휴대폰과 지갑, 귀금속 등을 훔쳐 사용한 혐의로 신모(44)씨 등 3명을 구속했다고 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신씨 등은 지난해 9월 오전 2시 서울 서초동 남부터미널 앞 도로에서 술에 취해 잠든 추모(41)씨의 주머니에서 휴대폰과 지갑을 훔쳤고 신용카드 뒷면에 비밀번호가 적혀있자 현금 2,400만원을 인출했다. 이들은 이런 식으로 2014년 5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도로변과 지하철역 승강장 등에서 51회에 걸쳐 7,700만원 상당의 금품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신씨 일당은 2~3년 전부터 강남을 무대로 각자 부축빼기 범행을 하다 만난 사이로 이후 동업자가 돼 역할을 분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주로 2인 1조로 활동하며 한 사람이 망을 보는 동안 다른 한 명은 취객의 주머니를 뒤지는 수법을 썼고, 검거 시 신원 노출에 대비해 ‘전라도’ ‘성남’ 등 고향 지명으로 상대를 지칭했다. 이들은 “휴대폰과 귀금속은 장물아비에게 넘겨 현금화했으며, 훔친 돈은 대부분 경마와 경륜 등 도박 자금으로 탕진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공범과 여죄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허경주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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