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난민촌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프랑스 북부 칼레의 난민촌, 일명 ‘정글’의 일부를 프랑스 정부가 철거했다.
AP통신 등 외신의 보도에 따르면 2월 29일(현지시간) 프랑스 경찰의 호위를 받은 철거요원들이 칼레 난민촌의 남쪽 텐트 등을 불도저를 동원해 철거했다. 난민과 현장의 인권운동가들이 텐트에 불을 지르고 물건을 던지는 등 저항하자 경찰은 최루탄을 발사해 시위대를 강제 해산했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영국인 무정부주의자들로 구성된 운동단체 ‘노 보더스’ 소속 운동가 3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릴 행정법원은 25일 칼레 난민 일부를 이주시키려는 지방 정부의 계획이 적법하다는 판결을 내렸다. 난민과 인권운동가는 즉각 항의했으나 새로운 결정이 내려지려면 수주에서 수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AP는 내다봤다.
칼레는 영국으로 향하는 유로터널과 여객선이 출발하는 곳으로 프랑스에서 영국으로 건너가려는 난민들이 모여들어 자연스럽게 난민촌을 형성했다. 현재는 약 4,000여명이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칼레가 위치한 파드칼레주 정부는 난민들을 다른 지역으로 이주시키려 했지만 난민들은 영국 이주가 어려워질 것을 우려해 거부하고 있다.
주정부는 이번 법원 결정을 통한 철거작업으로 800명에서 1,000명 사이 난민들이 난민촌에서 이탈할 것으로 예측했으나 인권운동가들은 그보다 많은 3,000명 이상이 거주지를 잃고 움직이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인현우기자 inhyw@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