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 이정현)는 수면 내시경 진료를 하며 여성 환자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의사 양모(58)씨에 대해 준강제추행 등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29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양씨는 지난 2010년부터 2013년 12월까지 수면 대장 내시경 검진을 받은 여성 환자들을 상습 성추행하고, 함께 있던 여성 간호사들을 성희롱한 혐의를 받고 있다. 양씨는 건강검진으로 유명한 H의료재단의 강남센터 내시경센터장을 지냈으며, 추행 의혹이 제기되자 재단에서 권고사직 처리됐다.
앞서 한국여성변호사회는 올해 초 “양씨가 수검자들이 잠들어 저항 못하는 점을 이용, 항문을 진찰하는 척하며 추행하고 신체를 모욕하는 말을 계속했다”며 양씨를 준강제추행 및 모욕 등 혐의로 고발했다. 여성변회는 고발장에서 ▦양씨가 이미 잠든 피해자에게 불필요하게 수면 유도제를 더 주입하고 ▦엉덩이를 벌려 관찰하는 등의 파렴치한 짓을 했고 ▦진료를 돕던 간호사들에게도 성적 수치심을 주는 말을 일삼았다고 밝혔다.
아울러 “재단은 이를 알고도 양씨에게 별다른 조치를 안 취했고, 피해 간호사들의 민원 제기 서류 등을 없애도록 하기도 했다”며 이모 재단 이사장과 이모 상무도 함께 준강제추행 방조 혐의로 고발했다. 이 이사장은 이와 별도로, 병원 인수과정에서 수십억원을 주겠다고 약속한 문서를 파기한 혐의로 기소돼 최근 대법원에서 징역 6월의 실형이 확정되기도 했다.
양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은 2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다.
김정우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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