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와 최고가 손을 잡았다.
지난 시즌 KBO리그 MVP(최우수선수)로 한국프로야구의 새 역사(최초 40홈런-40도루, 사이클링히트 2번)를 장식한 에릭 테임즈(30)와 역대 FA(자유계약선수) 최고 몸값(4년 96억원)을 경신하고 2년 연속 3루수 골든글러브를 품에 안은 박석민(31)이 NC에서 공포의 타선을 이뤘다.
테임즈와 박석민은 지난 25일 미국 LA 2차 캠프 풀러턴전부터 나란히 4, 5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타격감을 가다듬고 있다. 테임즈는 4경기에서 4개의 대포를 쏘아 올렸고, 박석민은 3경기에서 9타수 3안타(타율 0.333) 2타점을 기록했다.
두 타자의 조합은 벌써부터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경문 NC 감독은 “박석민이 들어오면서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전력을 갖췄다”며 “테임즈는 그 동안 보여준 것이 있기 때문에 걱정 안 한다”고 말했다. 이들 앞 3번 타순에 설 나성범은 “안 그래도 뒤가 든든했는데 (박)석민이 형까지 오니 더욱 믿음직스럽다”고 했다.
테임즈와 박석민 역시 팀 우승이라는 목표 아래 똘똘 뭉쳤다. 지난 시즌 47홈런을 쏘아 올린 테임즈는 올해 50홈런을 목표로 설정했다. 박석민의 한 시즌 최다 홈런은 2014년 27개, 지난 시즌은 26개다. LA 캠프에서 만난 두 타자는 “둘이 합해 80홈런에 도전하겠다”고 결의를 다졌다.
-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상태는 어느 정도인가.
테임즈(이하 테) “현재 85% 정도다. 한국에 가면 본격적으로 시즌 준비에 속도를 내겠다. 몸 상태는 좋고, 투수와 타이밍 싸움에 적응이 더 필요하다. 체구가 더 커졌다고들 말하는데 캠프 때는 항상 몸이 지금처럼 탄탄하다.”
박석민(이하 박) “준비는 잘 되고 있고, 생각한 대로 컨디션도 올라왔다. 캠프에서 훈련했던 것을 개막전까지 잘 유지하겠다.”
-서로 막강 콤비를 이뤄 실전을 치르는 소감은.
테 “느낌이 좋다. 이호준이 뒤를 받칠 때도 물론 좋았지만 박석민이 뒤에 있는 것이 더 도움이 될 것이다. 상대 견제가 분산되기 때문에 점수를 낼 확률이 높아질 수 있다. 다가오는 시즌이 기대된다.”
박 “캠프 경기만으로는 아직 모르겠다. 테임즈가 워낙 잘하기 때문에 나한테 찬스가 많이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클러치 능력이 더욱 중요해졌다.”
-한 팀에서 처음 만났을 때 어떤 느낌이 들었는지.
테 “박석민은 원래 잘하는 선수였다. 특히 삼성에서 우리 팀과 경기할 때 유독 잘했기 때문에 같은 팀에 있는 것이 더욱 반갑다. 성격도 좋고, 팀에 좋은 에너지를 준다. 내 수염도 거침없이 바로 만지더라.”
박 “(테임즈는) 야구에 대한 욕심이 많은 선수다. 본받아야 할 부분이다. 수염은 다들 만지길래 나도 보자마자 만져봤다. 뭐, 별다른 느낌은 없더라.”
-홈런은 어느 정도 합작할 수 있을 것 같나.
테 “개인적으로는 50홈런이 목표다. 함께 친다면 100개는 쳐야 좋지 않을까.”
박 “내가 50개를 어떻게 치나. 난 홈런 타자가 아니다. 홈런보다 타점이나 많이 올려야 한다. 타점을 올리는 해결 능력이 중요하다.”
테 “그러면 80개로 수정하겠다.”
박 “좋다. 80개라면 도전해볼 만한 수치다.”
-다가오는 시즌에 임하는 각오는.
테 “목표 수치를 말하면 징크스가 될 것 같아 대답을 피하겠다. 일단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것이 먼저다. 그리고 우승을 목표로 하겠다.”
박 “주위에서 우승 후보라고들 하는데 평가에 걸맞은 야구를 하고 싶다. 우승 하나만 생각하고 시즌에 임하겠다.”
LA=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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