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이세돌 9단
흑 신진서 3단
<장면 7> 백△가 놓이자 우중앙에 갇힌 백돌이 움직이는 뒷맛이 남았다. 그래서 신진서가 3으로 지켰는데 실은 과수였다. 지금은 실전보 9로 붙여서 보다 확실하게 백돌을 제압하는 게 정수다.
만일 이 장면에서 백이 <참고1도> 1, 3을 선수한 다음 5로 끊었으면 큰일 날 뻔했다. (4…1) 흑이 6으로 봉쇄해도 7부터 23까지 거의 외길 수순을 거쳐 백이 깔끔하게 두 집 내고 살아 버리면 상변 흑돌이 고스란히 잡힌다. 그렇다고 <참고2도> 5 때 6으로 상변을 살면 7을 당해서 이번에는 우변 흑돌이 위험하다. (4…1)
한데 실전에서는 이세돌이 그냥 6으로 단수 쳐서 7로 잇게 하는 바람에 흑이 한숨 돌렸다. 지금은 8 때 9로 둬도 괜찮다. 얼핏 보기엔 10부터 19까지 진행한 다음 백A로 끊어서 흑B 때 백C로 흑 한 점을 따내면 간단히 두 집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지만 착각이다. 백A 때 흑이 먼저 C를 선수한 다음 B로 이어 버리면 그만이다. 결국 실전에서 이세돌이 어설프게 우중앙 백돌을 움직였다가 오히려 손해를 본 셈이다. 반면 신진서는 아슬아슬하게 위기의 순간을 넘겼다. 시쳇말로 ‘토끼가 용궁 갔다 살아 돌아온 격’이다.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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