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샌더스에 절대 우세”
남부 표심 좌우하는 텍사스ㆍ조지아
유색인종 등 지지로 2배 차이 압도
본선행 기정사실화 ‘끝내기 수순’
“트럼프가 클린턴 꺾기에는…”
주요 10개 주 가운데 7곳 우세 불구
대의원 가장 많은 텍사스서 밀리고
언론 낙마 공세에 순위 뒤바뀔수도
미국 대선 예비경선의 큰 흐름을 가를 3월1일 ‘슈퍼 화요일’을 앞두고 민주당과 공화당 표정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민주당은 대세론의 주인공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압승이 예상되는 반면, 공화당은 이단아 도널드 트럼프의 승리가 점쳐지기 때문이다. 양자 대결 구도에서는 트럼프의 필패가 예상되는 만큼 공화당의 고민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28일 미국 언론에 따르면 클린턴 전 장관은 ‘슈퍼 화요일’ 경선에서 경쟁자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고향인 버몬트 주를 제외한 전 지역에서 압도적 우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할당된 대의원 수가 많을 뿐만 아니라 남부 표심을 좌우하는 텍사스(대의원 252명)와 조지아(116명) 주에서는 더블스코어 수준으로 압도하고 있다. NBC방송과 월스트리트저널 조사에서 클린턴 전 장관은 텍사스 주에서 59% 지지를 얻어 38%에 그친 샌더스 의원을 눌렀으며 조지아 주에서는 64%대 30%로 완승을 거두는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흑인과 히스패닉계 등 유색인종들이 클린턴 전 장관에게 절대적 지지를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샌더스 의원은 고향이 버몬트 주에서 압승을 거둘 것으로 보이지만, 할당된 대의원(26명)은 이날 결정될 전체 대의원(1,034명)의 2%를 갓 넘는 수준에 불과하다.
판세 전망이 현실화한다면 슈퍼 화요일을 기점으로 민주당은 클린턴으로 완전히 기울 공산이 크다. 클린턴 진영은 벌써부터 공격의 칼날을 공화당으로 돌리며 대세론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클린턴 캠프는 29일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이 되는 건 재앙이며, 이를 막을 유일한 사람은 클린턴 후보”라는 이메일을 발송하기도 했다.
공화당에서는 도널드 트럼프가 선두를 달리고 있으나, 기세는 민주당의 클린턴 전 장관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 주요 10개 주 가운데 7곳에서 우세를 보이지만, 대의원 숫자가 가장 많은 텍사스(155명)에서는 테드 크루즈 의원에게 뒤지는 상황이다. 조지아(30%)와 테네시(40%)에서는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2위ㆍ 3위와 격차가 크지 않아 득표율에 따라 배분 받는 대의원 숫자에서 큰 차이가 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루비오, 크루즈 의원은 물론이고 주류 언론의 치열한 낙마공세로 트럼프의 실제 득표율이 예상보다 적게 나오거나 일부 지역에서 순위가 뒤바뀐다면 기대와 달리 ‘슈퍼 화요일’에 오히려 대세론이 흔들릴 수도 있다. 이 경우 1위 후보가 모든 대의원을 석권하는 ‘승자독식’ 방식을 채택한 플로리다(99명), 미주리(55명), 오하이오(66명) 경선이 동시에 치러지는 3월15일이 공화당 경선 구도를 가를 최대 승부처가 될 가능성이 크다.
취약한 구도를 감지한 트럼프는 공화당 내부 싸움에 몰두하는 모습이다. 트럼프 캠프는 ‘키 작고 왜소한 마르코는 (부패한)워싱턴 정치인’, ‘마르코는 말만 앞선다’는 비방 글을 트위터에 집중적으로 게시하고 있다.
‘슈퍼 화요일’을 앞두고 전개된 이런 판세는 예측시장 지표에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클린턴과 트럼프 모두 시간이 갈수록 민주ㆍ공화당 최종 후보 가능성은 크게 높아지고 있지만, 대통령 당선 가능성에서는 의미 있는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28일 현재 트럼프의 공화당 최종후보 가능성은 1.26대1로 전날(1.35대1)보다 상승했다. 반대로 루비오 의원의 가능성은 4대1 내외에서 5대1 수준까지 낮아졌다. 클린턴 전 장관이 민주당 후보가 될 가능성은 1.05대1을 기록한 반면, 샌더스 의원의 가능성은 18대1을 넘어서고 있다. 한편 대통령 당선 가능성은 클린턴 전 장관은 1.8대1에서 1.6대1 수준으로 높아진 반면, 트럼프는 3.8대1에 불과한 상황이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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