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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권, 정서 무시한 게리맨더링… 총선 보이콧” 곳곳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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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권, 정서 무시한 게리맨더링… 총선 보이콧” 곳곳 후폭풍

입력
2016.02.28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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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 괴산, 보은 옥천 영동과 통합

“총선 거부 심각하게 검토” 반발

경남 의령ㆍ함안ㆍ합천은 공중분해

봉화 대신 문경과 합쳐진 영주 불만

호남지역 장흥ㆍ영암ㆍ강진 해체에 “농어촌 의석은 줄여도 되니”비난

강화, 논란 끝에 중ㆍ동ㆍ옹진과 통합… 서울보다 면적 넓어 대표성 시비

김세환(오른쪽)선거구획정위원회 사무국장이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국회의장실에서 20대 총선 선거구획정안을 이명우 정무수석 비서관(가운데)과 박수철(왼쪽)안전행정위원회 수석전문위원에게 제출 후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획정위가 확정한 20대 총선 선거구 획정안은 지역구는 253석으로 19대 국회보다 7석 늘어나고, 비례대표 의석수는 47석으로 감소한다. 배우한기자 bwh3140@hankookilbo.com
김세환(오른쪽)선거구획정위원회 사무국장이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국회의장실에서 20대 총선 선거구획정안을 이명우 정무수석 비서관(가운데)과 박수철(왼쪽)안전행정위원회 수석전문위원에게 제출 후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획정위가 확정한 20대 총선 선거구 획정안은 지역구는 253석으로 19대 국회보다 7석 늘어나고, 비례대표 의석수는 47석으로 감소한다. 배우한기자 bwh3140@hankookilbo.com

선거구획정위원회가 28일 국회로 넘긴 선거구 획정안을 놓고 선거구 조정 대상이 된 지역의 반발이 거세게 일고 있다. 특히 통폐합된 선거구 주민들이 교통이나 생활ㆍ문화권이 다른 지역을 하나의 선거구로 묶었다며 ‘게리맨더링’(자의적 선거구 획정)이라는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획정안에 반발해 ‘총선 보이콧’, ‘헌법 소원 제기’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충청 지역에서는 충북 괴산 지역을 중심으로 ‘총선 보이콧’까지 거론되는 등 후폭풍이 거세다. 획정위는 증평ㆍ진천ㆍ괴산ㆍ음성에서 괴산을 떼내 하한인구 기준(14만)에 미달한 보은ㆍ옥천ㆍ영동과 통합키로 결론 내렸다. 하지만 해당 지역에서는 지역정서가 전혀 다르다며 부적절하다는 반대가 높다. 박연섭 괴산군의회 의장은 “괴산이 남부 3군에 편입되면 총선을 거부하자는 여론이 있는 만큼 이 문제를 심각하게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경남은 선거구가 사라지게 된 의령ㆍ함안ㆍ합천 지역의 반발이 거세다. 특히 의령은 헌법소원을 내서라도 선거구를 지켜내겠다는 여론이 끓어오르고 있다. 합천도 민심이 요동치고 있다. 합천은 14대(1992년) 총선 때까지는 독립 선거구를 유지하다 15대 총선 때는 거창과 16대 총선 때는 산청과 한 선거구로 묶이는 등 변동이 잦았다. 17대 이후로는 의령ㆍ함안ㆍ합천 선거구가 유지 됐으나, 이번에 다시 산청ㆍ거창ㆍ함양ㆍ합천 선거구로 바뀌게 됐다. 오용 의령군의회 의장은 “의령 군민 대다수는 총선 투표에 참여하지 않을 각오까지 돼 있다”고 반발했다.

경북의 경우 봉화와 묶이길 원했던 영주에서 문경ㆍ예천과의 통합 결정이 나자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박찬훈 영주시의회 의장은 “생활권ㆍ동질성 면에서 문경과는 많은 차이가 난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군위ㆍ의성ㆍ청송과 통합 선거구를 만들게 된 상주도 여론이 비슷하다. 지리적으로 청송은 영덕과 하나의 생활권이지만, 상주와 군위 사이에는 교통편도 마땅치 않다. 경산에서 떨어져 나와 영천과 묶인 청도 시민들도 불만이 적지 않다. 지도상 두 지역이 연결돼 있을 뿐 생활ㆍ문화권이 전혀 다르다는 이유에서다.

부산도 정의화 국회의장의 지역구인 중ㆍ동 선거구를 나눠 중ㆍ영도, 서ㆍ동구로 편입키로 한 결정을 두고 생활권이 다른 선거구를 합쳐놨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서구와 동구의 경우 산복도로를 제외하면 사실상 지리적으로 분리되다시피 한 곳이다. 부산참여연대는 “인접 지역도 아닌데 같은 선거구로 묶은 것은 결국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유기준 의원 등 유력 정치인의 충돌을 피하려는 정략적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호남에선 전남 장흥·강진·영암 지역구가 인근 다른 2개 지역구로 쪼개져 사라지자 불만이 높다. 이 지역 현역인 국민의당 황주홍 의원은 “‘농어촌 선거구는 줄이고 호남 의석수는 줄여도 된다’는 것은 자기에게 농어촌이나 호남의 문제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수도권도 사정이 비슷하다. 서울의 경우 강서 선거구 분구를 두고 해당 지역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반발했다. 진 의원은 성명서를 통해 “강서 분구안은 특정 정당, 특정 정치인에 유리하게 만들어진 게리맨더링”이라며 “같은 행정동명을 아무런 명분 없이 쪼개고 동일 생활권을 분리해 주민들의 대혼란과 생활의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인천의 경우 교통편도 이어져 있지 않은 강화를 중ㆍ동ㆍ옹진 선거구와 통합한 것을 두고 비판 목소리가 나온다. 강화는 16대 총선에서 서구와 통합되기 전까지는 생활권이 비슷한 계양과 한 선거구로 묶여 있었던 만큼 재획정 과정에서 다시 계양과 통합해야 한다는 여론이 적지 않았다. 선거구 면적도 서울(605㎢)보다 큰 723㎢로 인천 전체의 69%를 차지할 정도로 넓어 지역 대표성 훼손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특히 중ㆍ동ㆍ강화ㆍ옹진 인구는 현재 27만6,000명으로 선거구 인구상한 기준(28만명)에 육박하는데, 영종도 하늘도시를 포함하고 있어 앞으로도 인구 유입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이다. 다음 선거에서 또다시 조정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큰 상황이어서 한 치 앞을 내다보지 못한 선거구 획정이라는 비판이 따른다.

이동현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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