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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대북제재... 美-中은 주고받기로 ‘무승부 성적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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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대북제재... 美-中은 주고받기로 ‘무승부 성적표’

입력
2016.02.2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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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안 초안이 공개된 뒤 미국과 중국이 각자의 전략적 판단에 따라 ‘주고받기’식 협상을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은 결과적으로 고강도 대북제재안에 대한 중국의 동참을 끌어냈고, 중국은 평화협정 논의라는 화두로 향후 대화국면의 주도권을 쥘 수 있는 길을 열었다는 평가다.

역대 최고 강도라는 평가를 받는 이번 대북제재안은 외견상 미국이 중국의 양보를 끌어냈다고 할 수 있다. 모든 수출입 화물의 검색 의무화나 북한의 광물 수출 금지, 모든 무기에 대한 금수조치, 항공유와 로켓연료 공급 금지 등은 중국의 동의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홍콩의 시사평론가인 롼지훙(阮紀宏)은 26일 신보재경신문 기고문에서 “중국이 미국과의 경제협력 강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핵안보정상회의 참석 등을 감안해 양보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은 결과적으로 중국의 동참을 이끌어냄으로써 국제사회의 슈퍼파워로서의 입지를 재확인시켰다. 앞서 미국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의 한반도 배치 가능성을 거론해 중국을 긴장시키는 동시에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을 초청해서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직접 나서 미중관계 발전에 대한 의지를 표명하는 방식으로 설득과 압박을 병행했다.

중국도 대북제재안에 대한 양보의 모양새를 취하면서 적잖은 실리를 챙겼다. 미국의 전면적인 제재에 맞서 ‘원유금수’불가 원칙을 관철했으며 북한 주민 피해 차단에도 주력했다. 특히 핵·미사일 개발억제에 초점을 맞춰 제재에 동참하는 한편으로 사드의 한반도 배치에서 미국의 양보를 받아냈다. 중국은 이어 평화협정 논의를 공개적으로 제안함으로써 향후 대화정국을 주도하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겉으로는 중국이 양보한 것 같지만 중국은 실리를 챙겼고 미국 역시 국제사회의 초강경 대북제재 움직임에 중국을 끌어들임으로써 힘을 과시했다”는 평가가 많다. 중국 외교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중국국제문제연구소(CIIS) 양시위(楊希雨) 선임 연구원은 그러나 “중국이 양보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상황 오판"이라며 "북중관계는 이미 빙점 이하였기 때문에 제재 참여로 더욱 악화하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베이징=양정대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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