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출신 축구선수 리오넬 메시(FC바르셀로나)를 좋아해 비닐봉지로 만든 유니폼을 만들어 입어 화제가 됐던 아프가니스탄의 5세 소년이 꿈을 이뤘다. 25일(현지시간) 미국 방송사 CNN, ABC 등에 따르면 카불 남서부 시골마을 자그호리에 사는 무르타자 아흐마디는 최근 유엔아동기금(UNICEFㆍ유니세프)을 통해 메시가 직접 사인한 아르헨티나 국가대표팀 유니폼 2장과 축구공을 선물로 받았다. 앞서 아흐마디는 파란 줄무늬 비닐봉지로 만든 메시 이름의 유니폼을 입고 축구하는 모습이 세계인의 관심을 모았다. (아래 사진)
무르타자의 아버지 아리프 아흐마디는 이날 CNN과 인터뷰에서 “아들이 최고로 행복한 순간을 경험했다”고 전했다. 15세인 형 하마욘 아흐마디는 ABC에 “동생이 메시를 너무도 좋아해 유니폼을 갖고 싶어했으나 농부인 아버지의 수입으론 살 수가 없어 내가 비닐봉지로 만들어줬다”며 “축구는 끊임없는 전쟁과 폭력 속에서 행복하게 지내도록 해주는 몇 안 되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무르타자가 유명세를 타게 된 건 하마욘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동생의 사진이 소셜미디어를 타고 전세계로 퍼져나갔기 때문이었다.
유니세프 아프간 지부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메시가 사인한 유니폼을 입고 기뻐하는 무르타자의 사진을 공개했다. 유니세프는 무르타자가 “나는 메시를 사랑하는데 메시도 나를 사랑한다고 이 셔츠에 쓰여 있다”며 기뻐했다고 전했다. 하마욘은 “동생의 이야기가 우리나라의 평화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고경석기자 kav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