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임지 선수 관리 부실로 사퇴 전력
학부모, 도교육청 진정 내는 등 반발
전북 전주고등학교가 야구 지도자 채용을 둘러싸고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감독의 학생 폭행 사건에 이어 투수코치에 교장 제자를 채용하려다 물의를 일으키고, 전임지에서 선수 간 폭력·성추행사건 관리 부실로 사퇴했던 감독을 채용해 학부모 반발을 사고 있다.
25일 전주고에 따르면 지난 5일부터 17일까지 학교운동부지도자 야구감독 계약직 채용공고를 내고 지난 19일 체육소위원회를 열어 A(57)씨를 채용했다. 근무기간은 3월 1일부터 내년 2월 28일까지 1년이다. 학교는 야구감독 채용사실을 최근 선수 학부모들에게 통보했다.
그러나 학부모들은 A씨에 대해 부적절한 채용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학부모들에 따르면 A씨는 전임지인 서울시내 모 고교 야구감독 시절 불거진 선수학생 간 잦은 폭력과 지속적인 음란행위 사건의 관리 부실 책임으로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지난해 10월 자진 사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A씨는 지난해 12월 서울의 모 고교 야구감독에 지원했다가 채용에서 탈락했다.
학부모 B씨는 “A감독은 선수 관리 부실 책임으로 사퇴한 전력이 있는데다 다른 학교에서도 채용하지 않았던 인물”이라며 “논란에 휩싸인 감독을 학부모 반대에도 채용하려는 학교 측 행정에 납득할 수 없다”고 성토했다. 일부 학부모는 A씨 채용과 관련해 전북도교육청에 진정을 내고 적절한 조치를 요구했다.
앞서 지난해 2~3월 이 학교는 전지훈련 기간 중 야구감독이 학생을 폭행한 사건이 불거져 해임된바 있다. 지난해 9월에는 6개월짜리 단기계약직 투수코치에 현 교장 제자의 채용을 강행하려다 학부모들과 극심한 마찰을 빚기도 했다.
전주고 한 동문은 “선수활동과 진로 때문에 학부모들이 문제를 외부에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며 “채용을 책임지는 교장이 선수와 학부모 의견을 무시하고 논란이 되는 지도자 채용을 강행하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신정균 교장은 “어떤 감독과 코치를 채용해도 학부모들은 만족하지 못하고 불만을 갖기 마련이다”며 “A감독이 전임지에서 그만둔 것은 본인의 과실이 아니라 학생들 간 문제로 파악돼 채용에는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하태민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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