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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저우를 마비시킨 최진철호의 ‘빗장 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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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저우를 마비시킨 최진철호의 ‘빗장 수비’

입력
2016.02.25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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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스틸러스 박준희(오른쪽)가 24일 중국 광저우 텐허 스타디움에서 진행된 광저우 헝다와의 AFC 조별리그 1차전에서 수비진을 제치고 돌파하고 있다. 광저우(중국)=사진공동취재단
포항 스틸러스 박준희(오른쪽)가 24일 중국 광저우 텐허 스타디움에서 진행된 광저우 헝다와의 AFC 조별리그 1차전에서 수비진을 제치고 돌파하고 있다. 광저우(중국)=사진공동취재단

프로축구 K리그 포항 스틸러스가 아시아 최강을 자부하던 광저우 헝다(중국)의 콧대를 누른 데는 최진철(45) 신임 감독의 빗장수비가 주효했다.

포항은 24일 중국 광저우의 톈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 H조 1차전 광저우와 원정경기에서 0-0으로 비겼다. 경기 뒤 최 감독이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고 할 만큼 만족스러운 결과였다. 플레이오프를 통해 본선에 오른 포항이 디펜딩 챔피언과 원정경기에서 실점 없이 챙긴 승점 1점은 그 이상의 값어치를 지닌다.

중국 슈퍼리그 5연패(2011~15년)를 이루고 지난 시즌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까지 거머쥔 광저우는 기존 히카르두 굴라트(25ㆍ브라질)에 유럽 무대에서 활약하던 콜롬비아 국가대표 공격수 잭슨 마르티네스(30)를 이적료 4,200만 유로(약 570억1,000만원)를 주고 데려와 화력을 배가했다.

반면 포항은 오프시즌 동안 감독이 바뀌고 주력선수들이 대거 팀을 떠났다. 최진철호로 새롭게 출발하는 포항에는 광저우가 버거운 상대로 여겨질 수밖에 없었다. 실제 경기내용에서는 슛 4-9, 점유율 45%-55%, 점유시간 대비 위협 공격 14%-20% 등으로 포항의 전체적인 열세였다. 이에 대해 최 감독은 “소유권을 내준 것은 아쉽다”며 “광저우는 지난 시즌 우승팀답다. 공격적인 부분이 우수하고 볼 소유를 잘 한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막강 광저우의 공격력을 마비시킨 것은 포항의 수비 조직력이다. 2002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이자 국가대표 수비수 출신인 최진철 효과다. 가장 좋은 예는 김광석 배슬기 박준휘 김대호로 구성된 포항의 포백 수비에 꽁꽁 묶인 마르티네스였다. 황지수까지 더해진 2선 라인은 마르티네스를 완벽히 봉쇄했다. 조직력만이 아니다. 2013~15년 포르투갈 프리메라리가 득점왕 3연패에 빛나는 마르티네스는 포항 수비수들과 1-1 대결에서도 별다른 힘을 쓰지 못했다. 포항 수문장 신화용의 거듭된 선방 역시 광저우와 대등한 싸움이 가능하게 했던 주된 요인일 정도로 최진철식 빗장수비가 잘 됐다.

끈질긴 수비와 협력, 공을 가로챘을 때 곧장 이어지는 빠른 역습으로 대표되는 최 감독의 빗장축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해 국제축구연맹(FIFA) U-17(17세 이하) 남자 월드컵 대표팀을 16강에 올려놓은 지도력으로 주목 받았다. 당시 브라질을 1-0으로 누르는 대회 최대 이변을 일으켰고 복병 기니(1-0 승)에 이어 축구 종주국 잉글랜드와 0-0 무승부를 기록하며 16강에 진출했다. 벨기에에 덜미를 잡혀 8강엔 들지 못했지만 최 감독은 자신의 빗장수비 철학을 U-17 대표팀에 녹여내 기대 이상의 성적을 일궈냈다.

최 감독은 광저우전을 마치고 “공격은 미흡했지만 수비 부분에서는 선수들에 감사를 표한다”고 말했다. 지휘봉을 잡고 단기간 내에 자기 색깔을 입힐 수 있었던 데는 선수들과 같이 호흡하는 ‘형님 리더십’도 한 몫을 했다는 평가다.

정재호기자 kemp@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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