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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귀열 영어] President and Humor (대통령과 유머 감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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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귀열 영어] President and Humor (대통령과 유머 감각)

입력
2016.02.25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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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24일 오전 청와대 충무실에서 열린 제8차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이 24일 오전 청와대 충무실에서 열린 제8차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군 통수권을 갖는 대통령의 힘과 권위는 상상 이상이다. 그래서 역설적으로 대통령의 친근한 모습은 커다란 장점으로 다가온다. 미국의 경우 특히 더 그렇다. CIA에서 26년이나 근무하고 국방장관까지 역임한 Robert Gates가 Duty라는 저서에서 대통령이 갖춰야 할 두 가지 덕목은 좋은 성품과 유머 감각이라고 말했다. (An effective president must have two qualities. The first is a good temperament. The second is a sense of humor.)

미국 대통령들의 유머 감각은 다른 나라의 대통령보다 더 나은 편인데 어떤 유머는 문화가 다르기에 우리가 들으면 감흥이 없는 경우도 있다. Harry Truman 대통령이 던진 말 중에는 ‘내가 바라던 것은 창녀촌에서 피아노 연주를 하거나 정치인이 되고 싶었는데 알고 보니 둘 다 차이가 없다’(My choice in life was either to be a piano player in a whorehouse or a politician. And to tell the truth there’s hardly any difference.)고 말했다. 우리 문화권에서 보면 여유보다는 품격이 없거나 대통령답지 못하다는 지적이 많았을 말이었다. 그러나 미국 문화권에서는 용인된다.

또 배우 출신인 Reagan 대통령은 달랐다. 1981년 저격 사건으로 가슴에 총을 맞고 외과 수술대에 오르게 되었는데 그가 의사들에게 던진 말은 ‘I hope you’re all Republicans’라고 하여 한바탕 웃음을 선사하였다고 한다. 수술하는 의사들이 자신과 같은 공화당이라면 더 안심하고 좋을 것이라는 말은 어린이 생각 같으면서도 여유가 배어 나온다. 링컨(1809-65, 16대 1861-65) 대통령도 재치가 넘쳤다. 토론장에서 야당 인사가 자신을 거짓말쟁이라고 말하고 두 얼굴을 가진 사람이라고 비난을 했지만, 링컨은 듣고만 있다가 한마디 했다 ‘Ladies and gentlemen, if I were two-faced, would I be wearing this one?’ (여러분, 제가 두 얼굴을 가졌다면 지금 이런 얼굴을 갖고 나왔겠습니까?) 다소 못생긴 자신의 얼굴을 역이용한 유머였는데 이 한 마디로 좌중을 압도한 것이다. 겸허한 위트로 국민을 제일로 생각한다는 그의 생각은 지금 보아도 심오하게 들린다.

Bill Clinton 대통령은 ‘대통령이란 자리는 공동묘지를 운영하는 것과 같다. 당신 밑에 수많은 사람이 있지만 아무도 들으려 하지 않는다’(Being president is like running a cemetery: you’ve got a lot of people under you and nobody’s listening.)라고 말하며 대통령의 고독함을 토로했다. 그런데 우리는 대통령이 장관들 앞이나 기자들 앞에서 줄곧 남 탓 국회 탓이나 하고 맨 날 화를 내며 질타만 할 뿐 국민과 소통하거나 함께 나누려는 모습을 찾아 볼 수가 없어서 이를 바라보고 살아야 하는 국민이 불행해 보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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