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희(65) 회장의 협회 기금 불법 전용으로 궁지에 몰린 대한야구협회가 이번엔 사문서 조작 의혹에 휩싸였다.
대한야구협회는 24일 서울 강남구 페이토호텔에서 2016년도 정기 대의원 총회를 열고 여러 안건을 심의했다. 체육회 통합에 따라 야구협회도 전국야구연합회와 통합을 위한 준비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뤄져야 하는 자리지만 정작 관심은 최근 불거진 박 회장의 기금 전용과 은폐 의혹 및 박 회장을 비롯한 이사진의 과도한 업무 추진비 사용 사실이었다.
이사회 감사를 맡고 있는 강응선 제주야구협회장은 “2015년도에서 9,900여만원이 업무 추진비로 쓰였다. 이는 전부 임원들이 법인 카드를 사용한 것이었다. 전무이사가 한 달에 200만원인 것을 포함해 다른 이사들도 한도가 정해져 있지만, 한도가 초과됐음에도 불구하고 누가 제재를 가하거나 사유서를 받은 근거가 전혀 없다. 상임 이사들에게도 실비를 주게 되어있으나 근거 자료가 없다”고 지적했다.
박 회장이 “그 부분(과실금 사용 문제)은 이사회에서 부결돼 총회 안건이 아니다”고 피하려 하자 강응선 감사는 “그럼 질문을 드리면서 시작하겠다”고 맞섰다. 강 감사는 “임진국, 박노준, 황동훈, 이일복 이사님과 박상희 회장님이 사인한 회의 결과 보고서를 확인 결과 지난해 상임 이사 1차 회의가 7월2일에 열렸다고 돼 있는데 대한야구협회 홈페이지에는 7월6일로 돼 있다. 안건도 다르다”고 지적했다. 강 감사는 “지난해 1월14일과 15일 회계 감사하는 과정에서 업무추진비와 법인카드 사용 내역을 감사로서 지적했다”면서 “그걸 모면하기 위해 문서를 허위로 조작한 것”이라고 폭로했다.
실제 문서 확인 결과 박 회장을 포함한 5명의 상임 이사가 자필 사인한 상임이사회 회의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회의 날짜는 2015년 7월2일로 명시돼 있는 반면, 협회가 내 놓은 보도자료에는 7월6일 오전에 회의가 열린 것으로 돼 있다.
박 회장은 이에 대해 “협회가 어수선한 상황이라 정비가 제대로 돼지 않았다”는 군색한 변명을 반복하면서 “알아보겠다”고 즉답을 피했다. 대한야구협회는 기금 불법 사용만으로 대한체육회의 특별 감사가 예고된 상황이다. 강응선 감사의 주장까지 사실로 드러날 경우 은폐 의혹 해명도 거짓임은 물론, 범법 행위까지 자행한 사실이 추가로 공개될 가능성이 높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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