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얀(왼쪽에서 두 번째)/사진=프로축구연맹 제공.
"팀에 긍정적인 에너지와 무게감을 줬다. 아드리아노(29ㆍFC서울)가 득점한 것도 그래서인 것 같다."
25일(한국시간) 태국 뉴아이모바일경기장서 열린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F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부리람 유나이티드(태국)와 원정경기를 치른 최용수 서울 감독은 외국인 선수 데얀(35)의 복귀전 활약에 합격점을 매겼다.
데얀은 이 경기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팀이 6-0으로 승리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그는 전반 28분 아드리아노에게 송곳 같은 패스를 건네며 팀이 선취점을 얻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의 패스는 0-0 팽팽한 승부의 균형을 깨는 시발점이었다. 데얀은 팀이 4-0으로 앞서던 후반 22분 이번에는 직접 골을 넣었다. 그는 동료 아드리아노의 패스를 발끝으로 가볍게 밀어 넣어 상대 골망을 갈랐다.
최 감독은 이날 데얀과 아드리아노의 투톱 조합을 시험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둘은 공격포인트 7개를 합작했다. 아드리아노는 4골 1도움을 퍼부었다. 경기 후 최 감독은 "상대 배후에 침투할 것을 강조했는데 요구한 대로 선수들이 잘 따라줬다"고 말했다. 골 결정력이 으뜸인 데얀과 순발력과 스피드, 침투능력이 뛰어난 아드리아노는 남다른 시너지를 냈다.
데얀은 첫 경기에서 주위의 높은 기대를 충분히 충족시키며 K리그에서의 활약도 예고했다. 그는 K리그 역대 최고의 외국인 선수로 꼽힌다. 그는 지난 2011년부터 2013년까지 3년 연속 리그 득점왕에 올랐으며 통산 141골 36도움을 기록했다.
무엇보다 데얀의 가세로 팀 분위기가 확 달라진 점이 고무적이다. 당초 아드리아노는 동계 훈련을 걸러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었다. 그러나 이날은 데얀을 의식한 듯 제법 빠른 몸놀림을 보이며 엄청난 화력을 뿜어냈다. 토종 공격수 박주영(31)은 후반 23분 아드리아노와 교체돼 그라운드를 밟았지만, 적은 출전 시간에도 감각적인 발끝을 선보이며 후반 45분 이석현의 쐐기골을 도왔다. 이석현과의 2대1 패스는 물 흐르듯 자연스러웠다.
최 감독은 "한 경기 이겼다고 자만하지 않겠다. 절실한 마음으로 매 경기를 치르겠다"고 밝혔다. 그는 부리람이 후반 9분 수카오의 퇴장으로 10명이 싸웠다는 사실을 언급하면서 "상대팀 선수의 퇴장 이후 오히려 전세가 역전됐다. 우리 선수들은 이 점을 잊어선 안 된다"며 선수들에게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데얀이 과거의 득점력을 보여준다면 서울은 ACL과 K리그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은 지난 2002년과 2013년 ACL에서 준우승을 거뒀으며 2014년에는 4강에 올랐다. K리그에서는 2010년과 2012년 정상 고지를 밟았으며 지난 시즌에는 4위(17승11무10패 승점 62)의 성적을 냈다.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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