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꽁 언 주택 시장서 단연 두각
강남까지 15분 교통 인프라에
제2테크노밸리ㆍ대기업 러시까지
교육열 높은 강남 엄마들 몰려
3.3㎡당 아파트 매매가 2357만원
인근 분당의 1.5배… 송파보다 높아
가격 정점 수준… 투자 신중해야
‘3.3㎡당 2,357만원 vs 2,284만원’
하나는 강남 3구 중 한 곳인 서울 송파구, 다른 하나는 경기 성남시에 위치한 판교신도시의 최근 아파트 평균 매매가이다. 언뜻 송파구가 더 비쌀 것 같지만 실제로는 판교의 시세가 더 높다. 2,537만원이 판교신도시의 매매가다.
판교가 강남권과의 접근성을 무기로 교육열 강한 ‘맹모’(孟母)들을 끌어 모으는데 성공하면서 여러 매력들이 복합적으로 어울려 수요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대출규제와 금리인상 우려 등으로 부동산 시장이 전반적으로 얼어붙고 있음에도, 판교는 제2테크노밸리 개발사업, 대기업 입주 등 각종 호재가 잇따르면서 ‘나 홀로’ 질주하는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다.
23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판교신도시의 3.3㎡당 아파트 매매가는 2,357만원으로 인근 분당신도시(1,548만원)의 1.5배에 달한다. 집값 비싸기로 유명한 서울 송파구(2,284만원)보다도 높다.
판교의 콧대 높은 집값은 강남 대체 주거지로서의 기능을 충실히 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외곽으로 갈수록 강남권과의 접근성에 따라 집값이 크게 좌우되는데 올해로 입주 8년 차를 맞은 판교신도시는 서울 강남이나 20년이 넘은 제1기 신도시 분당보다 절대적으로 새 아파트가 많은데다 신분당선을 타면 강남까지 15분밖에 걸리지 않는 등 교통 인프라가 좋다”며 “이 때문에 강남 수요를 꾸준히 빨아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생활 편의시설도 잘 갖춰져 있다. 특히 작년 8월 문을 연 수도권 최대 규모(23만5,338㎡)의 현대백화점 판교점은 인근 지역의 수요까지 빨아들이고 있다. 이 지역에서 영업하는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서울, 지방에서도 쇼핑하기 위해 이곳을 찾으면서 주변 상권이 살아나 상가 매매가격이 1년 전보다 15~20%는 뛰었다”며 “판교역 사거리 주변 상가는 3.3㎡당 최고 1억원에 육박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오피스 역시 꾸준히 성장세에 있다. 임대료 비싼 강남을 떠나 이곳에 조성된 테크노밸리에 둥지를 튼 유명 기업들이 계속 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안랩, 엔씨소프트, 카카오 등 이쪽에 정착한 기업들만 해도 1,000곳이 넘는다. 올해 3월에는 삼성물산 건설ㆍ리조트부문이 알파돔시티에 입주하는 등 대기업의 판교행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국내 최대 규모의 복합문화시설인 알파돔시티 사업과 제2테크노밸리인 ‘창조경제밸리’ 조성사업이 각각 2018년, 2019년 완료되면 판교는 국내 대표 첨단산업 중심지가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신도시들 중 판교는 보기 드물게 주거와 생산시설이 공존하는 자족도시인 셈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현 시점에서 부동산 투자를 위해 판교를 찾는 것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미 가격이 너무 올랐다는 것이다. 김지연 리얼투데이 팀장은 “긍정적 요소들이 이미 반영돼 집값이나 상가 모두 너무 올라 앞으로의 가격 상승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현 수준을 유지하는 정도가 될 것이기 때문에 실수요자 위주로 접근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판교 주변으로 입주 물량이 늘어날 것이란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권일 팀장은 “위례, 광교신도시 등 경기 남부 지역의 입주 물량이 남아 있는데, 현재는 인프라가 부족해 판교가 월등히 가격이 높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판교의 수요 일부를 흡수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강아름기자 sara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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