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급할수록 적자, 사업성 제로지만
KB국민ㆍIBK기업은행, 파격 혜택
잠재 고객 軍心 잡기 경쟁 치열
‘이승기냐, 진짜사나이냐’
‘나라사랑카드’ 고객 확대를 위한 KB국민은행과 IBK기업은행의 경쟁이 뜨겁다. 나라사랑카드는 군 복무자가 징병검사부터 예비군 훈련 때까지 봉급ㆍ여비 등을 통장으로 지급받아 쓸 수 있는 체크카드. 파격적 혜택에 발급할수록 적자가 나는 구조지만 두 은행들은 ‘군심(軍心) 잡기’에 여념이 없다.
23일 은행권에 따르면 나라사랑카드는 지난 2005년 첫 출시 이후 10년간 신한은행이 독점 발급하다가 작년 말부터 향후 10년간 발급 계약을 따낸 국민ㆍ기업은행 두 곳이 공급을 맡고 있다.
복수 공급자가 생기니 가입자 유치 경쟁이 치열하다. 국민은행은 이달 초 입대한 가수 겸 배우 이승기를, 기업은행은 MBC 예능프로그램 ‘진짜사나이’ 출연진을 각각 모델로 내세워 장병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카드 혜택 역시 일반인의 부러움을 살 정도다. 놀이공원ㆍ영화ㆍ외식 할인 등 할인은 기본. 여기에 군복무에 특화된 혜택이 더해진다. 국민은행은 군부대 내 화재나 폭발, 붕괴사고 등에 5,000만원, 군부대 외 일반사고 상해 5,000만원, 대중교통 상해엔 1억원까지 보상하는 보험 서비스를 무료 제공한다. 기업은행도 영외 사고 상해에 1,000만원, 대중교통 상해는 5,000만원까지 보상하는 보험을 제공한다. 그밖에 PX할인 혜택과 본인 결혼이나 부모님 조사(弔事)시 화환 증정 등 아기자기한 혜택도 있다.
하지만 정작 카드의 수익성은 거의 없다고 한다. 군인 월급(병장 기준 19만7,100원) 자체가 적고 금융거래도 많지 않아 오히려 “발급할수록 손해가 커지는 구조”라는 게 은행들의 설명이다.
그럼에도 은행들이 적극적인 건 갈수록 줄어드는 젊은층 고객을 선점할 수 있기 때문. 20대 병역의무자라면 의무적으로 발급 받아야 하는 나라사랑카드는 매년 34만명씩 젊은층 고객이 늘어나는 구조다. 실제 지난 10년간 나라사랑카드를 독점했던 신한은행은 은행권 20~30대 고객 수에서 선두권을 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성택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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