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제분 회장의 아내 윤길자 씨가 청부 살해한 여대생의 어머니가 숨진 채 발견됐다.
23일 경찰에 따르면 윤씨의 청부로 살해된 하모(당시 22세ㆍ여)씨의 어머니 설모(64)씨가 지난 20일 오전 11시쯤 경기 하남시 자택에서 숨져 있는 것을 아들(40)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당시 설씨는 옷을 입고 안방 침대에 누워 있는 상태였다. 안방과 거실 등에서는 빈 소주 페트병과 맥주 캔 등이 널브러져 있었다. 유서 등은 나오지 않았다고 경찰은 전했다.
아들은 “어머니가 전화를 받지 않아 부모님 집에 들렀는데 숨져 있었다”며 “어머니는 동생이 살해된 뒤 며칠씩 식사를 거르고 거의 술로 끼니를 대신해 왔었다”고 진술했다. 그는 어머니가 숨진 뒤 자신의 페이스북에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냈던 어머니가 14년이 지나 동생 곁으로 갔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설씨의 남편도 딸의 갑작스런 죽음과 아내의 방황을 참다 못해 강원도 평창에 마련한 거처에서 머문 때가 많았고 당시에도 집을 비웠던 것으로 조사됐다. 부검에서는 숨진 설씨의 몸무게가 38kg에 불과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위에서도 내용물이 거의 검출되지 않았다.
경찰은 외부 침입 흔적이나 자살 정황이 없는 점 등으로 미뤄 A씨가 영양실조로 숨진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인을 조사 중이다.
설씨의 딸 하씨는 이화여대에 다니던 2002년 영남제분 회장 아내 윤씨의 청부로 납치ㆍ살해됐다. 윤씨는 하씨를 사위의 불륜 상대로 의심해 범행을 저질렀다가 적발돼 2004년 무기징역을 받았다.
유명식기자 gij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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