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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비아 작가 한국살이 그린 소설로 문학상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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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비아 작가 한국살이 그린 소설로 문학상 받았다

입력
2016.02.23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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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비아 작가 안드레스 펠리페 솔라노의 '외줄 위에서 본 한국' 표지. 지난해 칠레에서 출간됐다. 한국문학번역원 제공
콜롬비아 작가 안드레스 펠리페 솔라노의 '외줄 위에서 본 한국' 표지. 지난해 칠레에서 출간됐다. 한국문학번역원 제공

콜롬비아 작가 안드레스 펠리페 솔라노가 한국 체류 경험을 바탕으로 쓴 소설 ‘외줄 위에서 본 한국(Corea: apuntes desde la cuerda floja)’이 콜롬비아의 권위 있는 문학상 ‘콜롬비아 소설문학상’을 수상했다.

한국문학번역원 부설 한국문학번역아카데미 교수로 있는 솔라노는 2010년 영국의 문학잡지 ‘그랜타(Granta)’에서 미래의 스페인어권 문학을 대표할 젊은 작가 22인에 선정됐으며, 스페인을 비롯한 중남미 언론에 한국과 한국문학에 대한 칼럼을 기고하고 있다. 한국에는 2008년 문화체육관광부의 ‘문화동반자사업’ 일환으로 번역원이 진행한 ‘아시아, 남미, 아프리카 작가 초청 교류 사업’에 초청돼 왔다. 이후 토지문학관 레지던스 프로그램에 참여했고 현재도 한국에 살면서 한국문학번역아카데미에서 스페인어 고급문체실습 교수로 있다.

수상작은 한국에 사는 콜롬비아인을 주인공으로 한 소설로, 작가의 실제 경험이 다수 녹아 있다. 한국 소설의 스페인어 번역을 감수하고 라디오 아나운서 등으로 일하는 주인공은 아내와 함께 이태원에 집을 구하려고 하지만 쉽지 않다. 방 세 개짜리 작은 아파트를 빌리는 데 보증금이 5,000달러나 되는 것. 그러나 한국에서 이 정도면 저렴한 편이고 보증금 20만달러짜리 집도 많다는 사실에 어쩔 수 없이 수긍한다. 한국에서 가장 큰 모스크 사원과 남산타워, 지구상에서 얼마 남지 않은 냉전 지역을 뜻하는 용산미군기지를 보며 주인공은 점차 이 낯선 나라에 익숙해진다. 팁을 주면 모욕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 거리에서 일상적으로 침을 뱉는 남자들, 멜론 하나에 1만 콜롬비아 페소(3,700원)나 받는 나라, 마리화나와 코카인이 없는 나라.

솔라노는 수상소감에서 “콜롬비아와 대척점인 한국에서의 경험을 통해 무엇이 글을 쓰게 하는 힘인지 묻고자 했다”며 “먼 거리의 낯섦을 일기와 연대기라는 친숙한 형식으로 풀어 서술했다”고 밝혔다. 심사위원장인 엑토르 파시올린세는 “장르의 경계가 사라진 우리 시대 문학을 대변하는” 탁월한 문학적 성취라고 평가했다.

황수현기자 s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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