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윤식 행자부 장관 등 4명 고소
“노조활동 막는 부당노동행위” 주장
市, 2년 전 “인권침해” 판단 곤혹
광주시공무원노동조합이 ‘법외단체(공무원노조법에 의한 노동조합이 아닌 공무원단체)’인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가입을 추진하면서 이를 방해하는 홍윤식 행정자치부장관 등을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행자부가 광주시에 전공노 가입을 위한 노조의 일체 행위를 사전 차단하고 관련자를 징계하도록 지시해, 정당한 노조활동을 방해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광주시공무원노조는 23일 상급단체로 전공노에 가입하기 위한 노조 조직형태 변경 안건을 조합원 총투표에 상정하려는 노조의 임시대의원대회 개최 등을 사전 차단하라고 광주시에 지시한 홍 장관과 이 지시 사항을 공문으로 시행한 행자부 관계자 3명을 부당노동행위와 업무방해 혐의로 광주지검에 고소했다.
노조는 “노조가 상급단체를 결정하는 것은 법률이 보장하는 합법적인 행위이며 당연한 권리”라며 “행자부가 이를 불법으로 간주하고 광주시에 내려 보낸 공문을 통해 관련자 징계 및 형사처벌 운운하는 것은 명백한 부당노동행위이자 노조의 업무를 방해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앞서 행자부는 지난 19일 광주시에 협조 요청 공문을 보내 전공노 가입을 목적으로 하는 노조의 일체 행위에 대해 사전 차단 및 사후 징계 등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 대응하라고 지시했다. 행자부는 공문에서 “노조의 조직형태 변경은 법과 규약에 따라 노조가 자주적으로 결정한 사안이지만, 가입 단체는 반드시 공무원노조법에 따라 설립된 노조여야 한다”며 “비합법단체인 전공노 가입을 위한 대의원대회, 투표 등 일체의 행위는 정당한 조합활동으로 볼 수 없으며 지방공무원법상 집단행위 금지에 해당해 징계 및 형사처벌 대상인 위법행위”라고 밝혔다. 시는 이에 따라 이 공문 내용을 본청 및 산하 사업소 등에 ‘협조사항 알림’이라는 제목으로 전달했다. 고용노동부는 2009년 10월부터 해직자가 조합원으로 활동한다는 이유로 전공노를 법외단체로 분류하고 있다.
그러나 노조는 이날 오후 예정대로 임시대의원대회를 개최했다. 광주시공무원노조의 전공노 가입 시도는 2010년 4월과 2014년 1월에 이어 세 번째로, 앞서 두 번의 가입 시도 때도 노조 투표에 대한 정부와 광주시의 방해 행위가 끊이지 않았다.
노조가 이처럼 ‘항의성 고소’카드를 들고 나서자 광주시는 무척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시가 도입한 인권옴부즈맨이 2년 전 광주시의 노조에 대한 전공노 가입 추진 방해 행위는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는 판단을 내린 바 있기 때문이다.
실제 2014년 1월 당시 강운태 시장은 노조의 전공노 가입 총투표와 관련해 복무점검을 철저히 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각 부서에 발송했고, 총무과도 노조에 투표 총회를 중지하라는 공문을 보냈다. 노조는 이를 노조의 단결권 침해 사례로 광주시 인권옴부즈맨에 접수했고, 인권옴부즈맨은 “강 시장은 총투표 실시 등 정당한 노조활동을 방해하는 일체의 행위를 하지 말 것을 권고한다”며 노조의 손을 들어줬다. 인권옴부즈맨은 당시 결정문에서 “전공노의 합법적 여부를 별론으로 하더라도 상급단체 가입 등에 관한 조합원들의 의사를 묻는 총회는 정당한 노조활동에 해당하므로 이에 대한 지배 개입은 부당노동행위이자 인권침해 행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일단 노조가 법외단체인 전공노에 가입하려는 것은 반대한다”며 “노조가 전공노 가입과 관련해 현명한 판단을 하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안경호기자 k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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