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중구 중앙동 40계단 주변에 형성된 원도심 창작공간 ‘또따또가’를 중심으로 한 지역 문화가치 지키기에 나섰다. 이 지역은 일제강점기부터 1998년 시청사가 이전하기 전까지 행정기관 집결지로, 근ㆍ현대사의 체취가 강한 지역이다. 하지만 시청사 이전 이후 급격히 쇄락의 길을 걸어 부산시가 ‘사람과 공간이 조화로운’ 문화지대를 지향하며 2010년부터 원도심 창작공간 ‘또따또가’를 조성, 가치를 유지해오고 있다.
시는 그러나 최근 또따또가를 중심으로 음식점과 사무공간 등이 잇따라 입점하는 등 다시 부흥 분위기를 타면서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 구도심이 번성해 중산층 이상의 사람들이 몰리면서, 임대료가 오르고 원주민이 내몰리는 현상)이 우려되자 문화예술공간과 예술인을 지키기 위해 대책 마련에 나선 것.
시는 우선 충분한 사회적 공감대 형성을 위해 건물주, 예술인, 부산문화재단, 부산시, 중구,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민관협의체를 구성해 이 문제에 대한 정책방안을 협의하고 참여를 유도해 나갈 계획이다.
또 건물주, 예술인, 부산시(중구)가 원도심 문화거리 조성을 위한 협약 체결하고, 참여 건물주에 대해서는 ‘착한 건물’ 인증제, 감사패 증정 등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지역 정체성 유지를 위해 시 차원에서 역사ㆍ문화적으로 가치 있는 건물을 매입해 소공연장, 상설아트마켓, 전시갤러리 등 문화공간으로 활용하는 것도 한 방안이다. 이와 관련, 앞서 시는 옛 한국은행 부산본부 건물과 청자빌딩을 매입했다. 부산시 문화재인 옛 한국은행 부산본부 건물은 근대적 조형미로 역사적 보존 가치가 높고, 1918년 건립된 청자빌딩은 우리나라 최초의 은행인 한성은행 부산지점으로, 과거의 외형을 현재까지 유지하고 있는 근대유산이다.
부산시는 이들 건물을 문화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인데, 이를 중심으로 건물을 추가 매입한다면 지속가능한 문화거리 조성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시는 제도적 기반마련을 위해 ‘젠트리피케이션’ 방지ㆍ예방을 위한 조례를 제정하고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다.
또한 전담법률 지원단을 운영, 법과 제도를 몰라 불이익을 당하는 경우가 없도록 무료 법률ㆍ세무 상담도 지원키로 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개인의 사유재산권을 강제하기 어려워 건물주의 참여가 어려운 문제이긴 하지만 서로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계속 발굴ㆍ지원해 나가겠으며, 부산 원도심이 부산문화의 메카로 성장하도록 외풍으로부터 지켜나가겠다”고 말했다. 목상균기자 sgm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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