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북한이 지난달 6일 북한의 4차 핵실험 직전 북미간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논의와 관련해 비공식 접촉을 가졌던 것으로 확인됐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1일 익명의 미국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 미국 정부가 핵 실험 수일 전에 한국전쟁을 공식 종식시키는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논의와 관련해 북한과 협의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미국은 비핵화 문제를 평화협정 논의에 포함시킬 것을 요구했으나 북한은 이 요구를 거부했고 곧이어 핵실험을 감행했다”고 덧붙였다.
워싱턴 외교소식통도 보도 직후 “작년 말 북한이 평화협정 논의를 공식 제안한 이후 미국과 북한이 비공식 외교채널을 이용해 의사를 교환한 사실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북한의 제안에 대해 미국은 비핵화 협상이 우선이고 평화협정 논의는 그 이후에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며 “북한이 이를 거부했고 논의는 결국 없었던 일이 됐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과 워싱턴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과 북한은 직접 면담하는 형태가 아니라, 북한의 유엔대표부가 상주하고 있는 이른바 뉴욕 채널을 통해 소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존 커비 국무부 대변인도 한국 언론에게 “분명히 말하면 북한이 먼저 평화협정 논의를 제안했다”며 “미국은 이를 신중히 검토한 후 비핵화가 논의에 포함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고 설명했다. 또 “북한은 우리의 이 같은 요구를 거부했다”며 “북한 제안에 대한 미국 정부의 대응은 비핵화를 강조해온 미국 정부의 오랜 입장과 일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커비 대변인의 이 같은 언급은 미국 정부가 비핵화 협상과 평화협정 논의를 병행할 수도 있다는 뜻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어 주목된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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