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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도청 시대> 김관용 경북도지사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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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도청 시대> 김관용 경북도지사 인터뷰

입력
2016.02.2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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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청 신청사에서 새 천년의 역사를 다시 쓸 것”

“지방자치 확대 위해 국가적 결단 필요한 시점”

김관용 경북도지사
김관용 경북도지사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경북도청이 대구 북구 산격동에 있었던 기간을 격동의 시대라고 말했다. 경제개발과 산업화, 민주화 등 현대사의 격변기를 고스란히 산격동 청사에서 보냈기 때문이다. 뚝심으로 현장을 누비는 그의 별명은 ‘드리대’(들이대), 영어 이니셜로 ‘DRD’다. 저돌적인 업무 스타일 때문에 붙여진 애칭이다. 그가 새 천년을 위한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역사 속으로 묻히는 산격동 청사에서 김관용 도지사와 만났다.

_드디어 경북이 신도청 시대를 맞았다. 도청이전은 어떤 의미를 갖는가.

“도청 이전은 단순한 청사 이전이 아니라 도읍을 옮기는 정신의 문제다. 행정과 문화, 역사와 혼이 함께 옮겨가면서 경북도의 정체성 확립과 대화합 실현의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

경북 내부로는 새로운 개발축이 하나 더 만들어진다. 대구와 구미, 포항 축과 함께 신도청 축이 새롭게 가동하게 되는 것이다. 국가적으로도 북위 36도, 같은 위도 상에서 도청신도시와 세종시가 동서 발전축을 형성해 한반도 허리경제권을 구축하게 된다. 환서해와 환동해를 연결하고, 수도권과 남부권을 이어주는 새로운 국토 균형개발의 전환이 이루어질 것이다. 도청이전은 경북의 전 영역에 변화의 바람을 일으킬 것이다. 경제적으로는 신도시를 중심으로 경북의 산업지도가 새롭게 만들어지고, 문화적으로는 경북의 문화 정체성이 재정립되면서 경북정신을 민족정신, 시대정신으로 만드는 계기가 될 것이다.”

_한반도 허리경제권은 어떤 개념인가.

“행정수도는 서울에서 세종시로 내려오고, 경북도청은 대구에서 도청신도시로 올라감에 따라 두 도시가 북위 36도에서 만났다. 이 동서발전축은 동해와 서해, 수도권과 남부권을 이어주게 된다. 경북은 이 한반도 허리경제권에 광역교통망부터 구축할 계획이다. 동서5축 고속도로와 동서횡단 고속철도, 포항과 울릉 등 지방공항 하늘길도 활성화한다. 광역벨트도 허리경제권에 조성된다. 국가 미래 농생명 벨트와 바이오 융합산업벨트, 태백ㆍ소백 스포츠존 조성 등을 타 광역단체들과 협의할 것이다.”

_지난해 세네갈을 국빈 방문, 현지에 새마을연구소를 설립했다. 경북의 새마을세계화운동의 현주소는 어디쯤인가.

“지난해 9월 인도네시아에 해외 첫 새마을운동연구소를 열었고 같은해 11월 세네갈에도 연구소를 설립해 서아프리카에 거점지역을 육성하게 됐다. 올해는 베트남과 에티오피아, 키르기스스탄 등 동아프리카 및 중앙아시아, 내년에는 남미 지역에도 전략적 대표 연구소를 열어 세계 권역별 새마을운동연구소를 추진할 계획이다. 가장 먼저 새마을세계화운동에 뛰어든 경북도는 아시아와 아프리카 저개발국가에 희망의 씨앗을 뿌리는데 성공했다. 가난을 경험했던 나라가 이제 지구촌 이웃들의 빈곤 해결을 위해 손을 내미는 운동이다.”

_새마을운동을 지구촌으로 확산시킬 청사진은 무엇인가.

“빈곤 퇴치는 거대담론이나 이념이 아니다. 그래서 작은 마을에서 시작한다. 지금까지 아시아, 아프리카 11개국 30개 마을을 시범마을로 조성했고, 올해는 15개국 42개 마을로 확대한다. 이를 위해 내부 역량도 키우고 있다. 영남대 새마을정책대학원이 이론을 연구하고 경운대가 현장 지도자 훈련을 하게 된다. 새마을운동세계화재단이 실무를 도맡아 하면서 기업들의 동참도 유도한다. 인도네시아에서는 포스코가, 베트남에서는 CJ가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대륙별 거점센터도 구축해 지구촌 빈곤퇴치의 중심 모델이 되도록 하겠다.”

_독도에 대한 관심이 날로 커지고 있다. 경북이 ‘독도주권’을 가져야 한다는 의미는 무엇인가.

“독도는 1914년 이래 경북도의 편제 아래 들어왔다. 정부도 영토주권을 공고히 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지만 독도를 관할하는 광역 자치단체가 주권을 갖는 것은 너무 당연하다. 경북도는 독도를 우리의 ‘행정 우산’ 아래 두면서 주권 관리에 소홀함이 없도록 할 것이다. 중앙정부와 별도로 자치단체에 부여된 본연의 업무를 수행하고 권한을 행사하는 것은 경북도의 몫이다. 때문에 경북도는 독도 주권에 대한 어떠한 도발행위도 단호히 대응하고 모든 조치를 강구할 각오다. 경북도의 독도 주권행사와 독도 주권관리에 300만 도민과 재외동포, 7,000만 국내외 국민들이 관심을 갖고 한마음이 되어주길 기대한다.”

_마침 신도청에서 공식 업무가 시작되는 22일이 일본의 ‘다케시마의 날’이다. 어떤 메시지를 전할 계획인가.

“경북의 신도청 이전은 새 천년을 여는 역사적인 사건이다. 독도와 관련한 정책도 새로운 각오로 접근할 것이다. 일본이 매년 시마네현 ‘다케시마의 날’ 행사를 강행하고, 정부 고위급 인사를 파견하는 등 해를 거듭할수록 독도에 대해 조직적이고 노골적인 침탈 야욕을 보이고 있다. 심지어 ‘독도는 일본 땅, 한국의 불법 점거’라는 내용을 교과서에 기술, 역사를 날조하고 있다. 독도를 관리하는 도지사로서 일본의 만행이 미래 동북아의 평화를 위협하는 행위임을 경고하고, 독도는 역사적, 지리적, 국내법적으로 명백한 대한민국의 영토임을 천명할 것이다.”

_국토의 광역교통망을 밭전자(田) 형으로 만들기 위한 복안이 있나.

“사통팔달 전(田)자형 도로교통망을 구축해 도내 1시간 30분대, 전국 2시간대 생활권을 만들어 나갈 것이다. 신도청 시대를 맞아 그동안 ‘육지 속의 교통섬’으로 불리던 북부 및 동해안 지역에 과감히 투자, 지역균형개발을 선도하겠다. 고속도로와 국도, 지방도, 철도, 공항 건설 등을 통해 국토 교통망이 L자에서 U자, 또 田자형으로 촘촘히 짜여질 날이 멀지 않았다.”

_울릉도 주민들도 일주도로 연결과 공항 조성 계획으로 많이 고무돼 있다고 들었다.

“독도에 대한 국토 수호차원에서도 울릉일주도로 건설사업이 조속히 진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현재 울릉일주도로는 미개통 구간이 4.7㎞고, 협소위험구간이 21.1㎞로 전 구간을 2020년까지 완전 개통할 계획이다. 울릉공항 건설은 1980년대 이후 지역에서 지속적으로 건의한 현안사업으로 지난해 11월 기본계획이 고시됐다. 울릉공항이 건설되면 선박이용에 따른 주민 불편이 해소되고 하늘길을 통해 서울에서 1시간, 항공요금 9만원대의 획기적인 이동수단이 열리게 된다. 울릉공항은 독도 영토문제 등 국가안보와 국토균형발전 차원에서도 매우 중요한 사업이다.”

_올해 경북도가 추진할 여러 프로젝트 중‘할매할배의 날 전국화 사업’이 눈에 띈다. 어떻게 추진하겠다는 계획인가.

“지난해 12월 전국 15개 광역시도 1,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할매할배의 날’ 전국 확산 필요성에 61%가 동의했다. 하지만 경북도의 할매할배의 날을 아는 응답자는 8.1%에 불과해 전국확산을 위한 홍보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적 인지도를 높이는데 힘쓰는 한편 중앙부처에 국가기념일 지정과 인성교육 종합계획 반영 등 아젠다로 채택되도록 적극 건의하겠다.”

_민선 기초단체장 3선, 광역단체장 3선 등 6선의 관록을 갖고 계시는데, 우리나라 지방자치의 현주소와 개선방안을 말씀해 달라.

“우리나라에서 지방자치가 시작된 지가 벌써 성년인 20년이 지났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중앙집권 시스템이 뿌리 깊게 자리잡고 있다. 현재 지방분권 수준을 보면 재정은 20%, 사무는 30% 정도로 OECD 34개국 중 24위에 해당한다. 무엇보다 법과 제도적 기반이 너무나 취약하다. 단적인 예로 헌법에 자치규정이 2개에 불과하다. 현재 헌법은 지방자치 부활 이전에 만들어져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몸집은 어른이 됐는데 어린아이 옷을 입고 있는 격이다. 지방분권형 개헌을 대안으로 제시할 수 있다. 지방이 중심이 되는 분권형 국가로 개헌하자는 것이다. 분권 이념을 헌법에 명시하고, 자치입법권과 자치재정권 확대도 헌법으로 풀어야 한다. 이를 기반으로 분권을 가로막는 법령도 일괄 정비해야 한다고 본다.

이제 미래를 내다보고 국가적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_올해 경북의 청사진을 한번 그려달라.

“올해는 경북도청이 안동ㆍ예천 신도시로 이전, 새 천년을 여는 해다. 청년일자리, 미래 신산업 육성, 서민안정과 균형발전 등을 역점적으로 추진해 새로운 경북의 역사가 펼쳐지는 한 해를 만들겠다. 경기침체 등 위기와 시련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꿈과 희망이다. 겨울 추위가 매서울수록 봄볕이 따사롭다. 도민의 뜻을 받드는 경북이 되도록 하겠다. 답은 현장에 있다. 어려운 현장에 도지사가 항상 있도록 하겠다.”

전준호기자 jhjun@hankookilbo.com

●약력

구미초 교사

행시 10회 합격

대통령 민정비서실 행정관

민선 1ㆍ2ㆍ3기 구미시장

전국지역균형발전협의체 공동회장

국가경쟁력강화위원

전국시도지사협의회장

캄보디아 훈센 총리 문화정책고문

민선 4ㆍ5ㆍ6기 경북도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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