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A 양현종/ 오키나와=김주희기자
KIA는 지난달 양현종(28)에게 연봉 7억5000만원을 안겼다. 지난해 4억원에서 87.5%가 오른 금액이다. 팀의 에이스이자 올 시즌 뒤 FA(프리 에이전트) 자격을 얻는 양현종의 가치를 그대로 보여준 셈이다.
그는 여전히 몸을 맞추고 있다. '에이스'로서의 의미를 묻자 "나는 아직 부족하고 부끄럽다"고 답한 그는 "매 시즌 발전하는 게 목표"라며 안주하지 않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올해는 더욱 든든한 지원군도 생겼다. 지난해 마무리로 뛰던 윤석민(30)이 선발로 복귀하면서 양현종과 함께 최강의 원투 펀치를 이루게 됐다. 양현종은 "석민이 형은 나에게 버팀목 같은 존재"라며 새로운 시즌을 향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다음은 일문일답.
-시즌 준비는 어떻게 되어 가고 있나.
"2월 말쯤 한 경기 정도 실전 등판을 할 것 같다. 작년 시즌이 끝나고 3개월 간은 거의 공을 안 만지고 보강 훈련을 했다. 트레이닝 파트에서도 어깨가 괜찮다고 하더라. 작년엔 확신을 못 가지고 시즌을 바로 들어갔는데 올해는 연습 경기에서 한 두 경기를 던지면서 구종 테스트도 해보고, 경기 감각도 작년보다 빨리 올려서 더 안정감있게 하고 싶다."
-FA를 앞두고 연봉이 대폭 상승했다.
"구단이 좋은 대우를 해주셨다. FA에서 좋은 대우를 받기 위해서는 FA만 보고 가는 게 아니라 한 경기, 한 경기를 보고 던지면 결과가 시즌 뒤에 나오는 거 같다. 지금 중요한 건 개막전과 시즌이다. FA는 크게 생각하지 않는다."
-KIA선발진이 강해졌다는 평가다를 받고 있다.
"부담도 되고 자신감도 생긴다. 이름이 거론된다는 것에 대판 프라이드가 있다. 주위에서 인정을 해주시는 것 같아 기분 좋게 생각한다. 하지만 아직 시즌이 시작되지 않았기 때문에 부담도 된다. 중요한 건 선발 뿐만 아니라 다른 투수들도 전체적으로 좋다는 이야기가 많아서 더 자신감이 생긴다. 결과로 보여드려야 할 것 같다. 그렇지 못하면 더 초라해질 것 같다."
-윤석민이 다시 선발로 복귀했는데.
"우리가 어렸을 땐 막연히 '잘 해야지, 잘 던져야지' 했다. 하지만 이제 석민이 형도 어느덧 서른 살, 나도 이십대 후반이다. 각자 컨디션에 맞게 시즌을 잘 준비하고 있는 것 같다. 경기 경험은 이제 둘 모두 없는 편이 아니기 때문에 몸 관리나 시즌 준비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 석민이 형이 있는 것과 없는 건 나에게 천지차이다. 버팀목 같은 존재다. 작년에 확실한 선발이 없어서 로테이션에서도 부담을 많이 느꼈다. 올해는 5명이라는 선발 투수가 짜여져 있고, 로테이션만 잘 지켜주면 서로 부담이 안 가게 시즌을 잘 마칠 수 있을 것 같다."
-대부분의 팀이 개막전 선발로 외국인 투수를 내세우는데 지난해 토종 투수로는 유일하게 개막전 선발로 나섰다.
"스스로 자부심도 많이 생겼다. 올해 같은 경우도 외국인 선수들이 개막전에 나온다는 얘기가 많은데, 나나 석민이 형이 나간다면 선수들이 더 집중력 있게 임해주지 않을까."
-'에이스'란 호칭을 받고 있다. 양현종이 생각하는 에이스란.
"나보다는 석민이 형이 우리 팀의 에이스라고 생각한다. 매 경기에 맞춰서 던지는 것도 중요한 임무지만 석민이 형은 마무리가 없는 상황에서 중간 투수로 나갔다. 선발로 충분히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데 마무리 보직을 맡아 팀이 위기 때 자신을 희생하며 던졌다. 그게 에이스의 참된 모습인 것 같다. 나는 그런 부분에서 아직 많이 부족하다. 내가 보직을 바꿔서 잘 던질 수 있다는 자신도 없는데 석민이 형은 모든 보직에서도 성적을 잘 거뒀다. 에이스라고 하기에 아직 나는 부끄럽다."
오키나와(일본)=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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