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 진보 진영 천정배-정동영
박주선 등 호남 의원들 온건 진보
이상돈 등 실무진들은 보수 성향
국민의당이 정동영 전 의원의 전격 합류로 당내 주요 인사들의 화합이라는 큰 숙제를 안게 됐다. ‘강성 진보’ 계열로 분류되는 정 전 의원부터 ‘개혁적 보수’를 지향하는 이상돈 공동 선거대책위원장까지 한 지붕 아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현재 국민의당의 이념 지형은 크게 네 그룹으로 분류할 수 있다. 가장 다수파는 안철수 공동대표와 김한길 상임 공동선대위원장을 필두로 한 중도 성향 그룹이다. 천정배 공동대표와 정 전 의원은 강성 진보 계열을 대표하고 있고, 박주선 최고위원 등 대다수 호남 현역 의원들은 온건 진보를 표방한다. 여기에 이 위원장과 여당 당직자 출신의 실무진 등은 보수 성향이 짙다. 현재로선 당권이 안 공동대표에게 쏠리고 있어 당론이 중도 성향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지만, 공천 시즌이 시작돼 천 공동대표의 존재감이 커지고 정 전 의원의 발언권이 강해진다면 정국 현안에서 당이 한 목소리를 내기 어려울 수 있는 구조라는 관측이다.
최근에는 개성공단 문제를 놓고서 당내 이견이 표출되기도 했다. 이 위원장이 여권의 주장과 비슷한 취지로 개성공단 폐쇄에 여전히 동의하고 있지만, 개성공단 출범의 산파 역할을 한 정 전 의원은 19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개성공단 부활의 선봉에 서겠다”고 정반대의 목소리를 냈다. 정 전 의원은 전날 입당 합의문 첫 항에도 같은 내용을 포함시키는 등 개성공단 이슈에서 물러나지 않겠다는 입장이 명확하다. 당 관계자는 “안 공동대표가 국회 비교섭단체 대표 발언으로 평화통일론을 강조했으면 당을 위해 당연히 이 위원장이 입장을 접어야 하는데 대북관은 평생의 신념과 관련된 것이라 쉽게 번복이 되지 않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안 공동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창당 때부터 국민의당은 합리적 진보와 개혁적 보수가 함께 할 수 있다고 말해 왔다”며 “앞으로 수도권과 충청권에서도 (이념 지향을 떠난) 성과를 보여드리겠다”고 밝혔다. 국민의당은 이날 제1호 정치혁신 정책공약으로 ‘국회의원 국민파면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히는 등 이념 문제가 아닌 개혁 이슈로 분위기 반전을 시도했다.
정재호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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