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이 많고 ‘갚을 게 많은’ 코스라며 내심 승리를 자신했던 조던 스피스(23ㆍ미국)가 최악의 난조로 무너진 반면 ‘탱크’ 최경주(46ㆍSK텔레콤)와 로리 매킬로이(27ㆍ북아일랜드)는 우승으로 가는 순조로운 출발을 끊었다.
세계랭킹 1위 스피스는 19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팰리세이즈의 리비에라 컨트리클럽(파71ㆍ7,322야드)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노던 트러스트 오픈 1라운드에서 버디 2개에 보기 8개ㆍ더블보기 1개를 묶어 8오버파 79타로 최하위로 밀려났다.
스피스는 이날 페어웨이 안착률 64.29%, 그린적중률 50%. 그린 적중 시 퍼트수 2.0개로 샷과 퍼트 모두 난타로 자존심을 크게 구겼다. 대회 전 “내게 의미가 많은 대회”라며 “리비에라는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코스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원래 갚을 게 많은 코스”라고 전의를 불태웠던 모습과 동떨어진 결과였다.
2012년 스피스는 이 코스에서 텍사스 칼리지 팀 일원으로 우승했고 2014년 공동 12위에 이어 지난해엔 공동 4위를 마크했다.
스피스와 달리 ‘마의 코스’로 통하는 리비에라에 처음 도전장을 내민 세계랭킹 3위 매킬로이는 선전했다. 버디 5개와 보기 1개를 묶어 4언더파 67타로 공동 5위에 올랐다. 이날 버디 9개를 낚고 보기는 1개로 막아 8언더파 63타를 적어내며 깜짝 선두로 나선 카밀로 비예가스(34ㆍ콜롬비아)가 워낙 잘해 격차가 있어 보이지만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는 범위로 첫날을 마쳤다.
앞서 매킬로이는 “가능한 최대한 빨리 세계랭킹 1위를 되찾겠다”며 “여기서 좋은 출발을 한다면 어거스타(마스터스 대회)로 가기 전 세계랭킹 1위가 되지 못할 이유는 없다”고 당찬 출사표를 던졌다.
한국 선수로는 최경주가 우승 대결을 도모할 수 있게 됐다. 이날 최경주는 버디 5개와 보기 3개를 맞바꾸며 2언더파 69타를 작성했다. 전반에만 보기 없이 버디 3개를 잡는 깔끔한 플레이를 보여주다 후반 들어 갑자기 샷이 흔들리면서 10번홀부터 15번홀까지 보기만 3개를 적어냈던 게 뼈아팠다. 선두에 6타 뒤진 공동 27위다. 코스에 변수가 많아 “정교한 아이언샷으로 승부를 내겠다”던 자신의 말대로 차근차근 풀어나가면 역전이 불가능하지만은 않다.
최경주는 2011년 5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이후 4년8개월 만에 투어 통산 9승에 도전한다.
노승열(25ㆍ나이키)과 김시우(21ㆍCJ오쇼핑)는 1언더파 70타로 공동 39위에 올랐다. 강성훈(29ㆍ신한금융그룹)은 일몰로 17~18번 홀을 돌지 못했다. 성적은 나란히 1언더파 70타다.
정재호기자 kemp@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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