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산업에도 ‘커스터마이징’ 바람이 불고 있다.
SK와이번스는 지난달 21일 국내 프로야구단 최초로 커스터마이징 스마트폰 케이스를 출시했다. 구단은 “스마트폰 케이스 시장의 열풍으로 다양한 케이스를 제공하기 위해 SK와이번스팬들의 취향대로 골라 꾸밀 수 있는 커스터마이징 폰케이스를 출시했다”며 출시 배경을 밝혔다. 커스터마이징이란 판매자가 고객의 취향과 요구에 따라 제품을 만들어주는 서비스로, 일종의 맞춤제작을 뜻한다.
상품의 가장 큰 특징은 총 8가지의 패턴에 자신의 이름을 새겨 넣을 수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좌우명 등 자신만의 문구를 넣을 수 있는 케이스도 6가지 디자인 패턴으로 출시됐다. 이 밖에도 29명의 주요 선수를 모델로 한 케이스와 구단 엠블럼을 활용한 16가지의 베이직 디자인 케이스가 판매 중이다.
상품 기획은 올해 SK와이번스의 공식 상품화 사업권을 취득한 엔엑스티 인터내셔널이 맡았다. SK관계자는 “기존 스포츠 머천다이징 제작전문업체 대신 일반 기획·마케팅 전문업체를 선정한 데는 구단 상품이 일상으로 파고들겠다는 의지가 녹아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결정엔 스포츠 머천다이징 구매층의 폭이 다양해지는 추세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SK 측은 “매출의 상승폭이 크진 않지만 구단 상품의 온라인 구매 비중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며 “이 같은 추세에 따라 구매층을 세분화해 다품종 소량생산으로 소비자들의 눈높이를 맞추려 노력 중”이라고 전했다.
최근 국내 대다수 프로구단들은 머천다이징 출시를 결정할 때 소비 트렌드까지 반영하는 추세다. 과거엔 상품 구매를 결정하는 요인이 구단에 대한 충성도 뿐이었다면 근래에는 독창성과 실용성까지 꼼꼼하게 따져 보고 구매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SK는 아예 구단 온라인쇼핑몰 이름을 ‘트렌드샵’으로 붙였을 정도다.
프로배구 우리카드 역시 올해 선수단 유니폼 바지에 선수 개개인의 신념을 새겨 넣었다. 지난 시즌 블로킹왕 박진우는 스스로를 이기고 앞으로 나간다는 뜻의 ‘극기상진’이란 사자성어를, 외국인 선수 군다스는 ‘열심히 일하고 더 열심히 놀자’는 좌우명을 새겨 눈길을 끌었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선수들의 사기진작을 위한 시도였지만 향후 구단 내 커스터마이징 상품으로의 발전 가능성을 보기 위한 시도이기도 했다”고 밝혔다.
김형준기자 medi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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