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 학교 자체 조사서 최적지 꼽혀
고양, K-컬처밸리로 차별성 강조
구리ㆍ화성ㆍ도봉구도 유치 위해 뛰어
전문예술인 양성을 위한 특수국립대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의 이전 지역을 최종 확정하는 관련 용역이 이달 말부터 본격 진행된다. 용역 진행과 함께 한예종 유치를 희망하는 경기 과천시와 고양시 등 자치단체들의 움직임도 바빠지고 있다.
18일 한예종 등에 따르면 한예종은 오는 26일 캠퍼스 이전 등을 포함한 ‘캠퍼스확충구상기본용역’을 발주할 계획이다. 한예종은 6개월간 진행될 용역 결과를 토대로 이전 지역이 확정하고, 이후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쳐 사업 규모가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한예종 관계자는 “이전과 함께 현재 서울 석관동과 대학로, 서초동으로 나뉜 캠퍼스를 하나로 통합하게 될 것”이라며 “면적은 약 12만㎡ 규모”라고 밝혔다.
한예종 이전은 조선왕릉이 2009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면서부터 불거졌다.
한예종 본교 격인 석관동 캠퍼스가 장희빈의 아들이자 조선 20대 왕인 경종과 그의 계비 선의왕후 묘인 의릉 능역 안에 위치해 왕릉 복원 차원의 이전 필요성이 제기돼왔다.
한예종은 문화체육관광부 소속의 4년제 특수국립대로, 국가정책 차원에서 전문 예술인 양성을 목표로 1993년 개교했다. 배우 이선균, 오만석, 김고은, 가수 이 준(엠블랙) 등이 이 학교 출신이다.
현재 한예종 이전 유치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지자체는 한예종의 자체 조사에서 이전 최적지로 낙점됐던 경기 과천시를 비롯해 고양시와 구리시, 화성시, 서울 도봉구 등이다.
유치에 뛰어든 지자체들은 학생과 교직원 등 3,500여명이 활동하는 한예종을 유치할 경우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유치에 나선 지자체들 가운데 과천시가 한 발 앞선 행보를 보이고 있다. 과천시는 정부기관의 세종시 이전에 따른 도시공동화를 우려하며 한예종 유치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한예종은 지난해 자체적으로 캠퍼스 이전 위치적정성에 관한 연구용역을 진행해 과천시를 최적지로 선정했다. 지하철 4호선 선바위역과 대공원역 인근이 1순위와 2순위를 차지했다.
이를 위해 송호창(더민주, 의왕ㆍ과천) 의원은 지난해부터 김봉렬 한예종 총장과 이전 관련 논의를 위해 수 차례 접촉하는 등 정치권도 합세했다.
고양시도 최근 한예종 유치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고양시는 예술인 거주 비중이 높고 향후 K-컬쳐밸리 조성 등 문화ㆍ예술 인프라도 지속적으로 확장될 것이라는 점 등을 내세워 차별성을 강조하고 있다.
유은혜(더민주ㆍ일산동구)ㆍ김현미(더민주ㆍ일산서구) 의원도 3일 김 총장을 만나 한예종의 고양시 유치에 대한 적극적인 의사를 표현했다. 이들은 김포ㆍ인천공항 접근성과 GTX 개통 등 교통 편의성의 장점을 내세웠다.
이밖에 구리시와 화성시, 서울 도봉구 등도 한예종 유치에 관심을 보이며 한예종 측과 접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한예종 관계자는 “이번 용역은 지난해 자체 조사 결과와 별도로 진행되는 만큼 특정 후보지를 염두에 둔 채 진행되지 않는다”며 “이전에 따른 지자체의 인센티브 등이 중요한 이전 고려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태무기자 ahcdef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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