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후 첫 간담회
“대우조선은 첨단선박ㆍ방산 집중해야”
이동걸(사진) 신임 산업은행 회장은 18일 “현대상선이 용선료(선박 대여료) 인하와 회사채 채무조정을 이끌어내지 못하면 유동성 위기 극복이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대우조선해양에 강점을 지닌 첨단 선박과 방위산업에 집중할 것을 주문했다.
이 회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갖고 “2007~2008년 선박업계가 호황이던 시절 용선 계약을 굉장히 고가에 한 것이 현대상선의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본질적 해결 방안’으로 ▦용선료 인하 ▦1조8,000억원대 선박금융의 원리금 상환 유예 ▦8,000억원대 회사채 채무 조정을 꼽았다.
특히 이 회장은 “올해부터 매년 1조원의 부채 상환 부담이 있는 현대상선은 지금부터라도 이해당사자를 불러 목숨을 건 협상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운업황 악화로 20분기 연속 적자를 낸 현대상선은 이달 초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자구안을 제출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이날 사재 300억원을 유상증자 방식으로 현대상선에 출연한다고 공시했다.
대우조선해양 구조조정과 관련해 이 회장은 “현재 해양플랜트 50%, 선박 40%, 방위산업 10%인 대우조선해양의 포트폴리오를 선박과 방산 등 강점 분야로 집중하고 해양플랜트는 점진적으로 축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구조조정의 원칙으로 ▦부실기업의 정상화 가능성과 ▦자구 노력이 있는지를 꼽으며 “대화를 너무 존중한 나머지 시간을 끌어 실기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무조건 끌려가는 형태의 구조조정은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또 산은이 구조조정 과정에 대주주 지위를 획득한 116개 비금융 자회사 매각을 추진할 ‘출자회사 관리위원회’를 조만간 발족시키겠다고 밝혔다.
이성택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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