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력검정 기준 너무 높아” 현실 무시 지원자격으로 외면
산림청이 도시 밀집지역이나 문화재주변 등에 우선 투입키로 하고 ‘2016 산불재난특수진화대’ 선발에 나섰으나 현실을 무시한 까다로운 선발규정 때문에 지원자 모집에 애를 먹고 있어 현실적인 대책마련이 절실하다.
산림청은 헬기투입이 어렵거나 일반 공무원 등으로 진화하기 까다로운 지역의 산불진화를 위해 전국 5개 지방산림청별로 20명씩 모두 100명으로 구성된 산불재난특수진화대를 구성키로 하고 지난해 말부터 지원자 모집에 들어갔다.
선발된 인원은 2월 1일부터 연말까지 10개월간 일당 10만원으로 하루 8시간씩 근무하면서 평소에는 교육ㆍ훈련과 예방활동에, 유사시에는 산불현장에 투입키로 했다.
하지만 18일 현재 남부지방산림청은 4차례나 접수시간을 연장했지만 모집인원의 절반인 10명을 선발하는데 그쳤다. 1차 서류심사에 이어 2차 체력검정 및 면접으로 이어지는 선발전형이 농어촌 현실과 맞지 않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체력검정에는 100m달리기와 1,000m 달리기, 모래주머니 나르기, 턱걸이, 윗몸 일으키기 등 5개 종목을 실시한다. 종목당 10점 만점에 총점 20점 미만이거나 1종목이라도 1점을 받게 되면 과락으로 탈락한다. 하지만 10점 만점을 받으려면 100m 달리기 16초 이하, 1,000m 달리기 5분 이하, 30㎏ 모래주머니 들고 50m 달리기 25초 이하, 턱걸이 3분 20회 이상, 윗몸 일으키기 1분 65회 이상으로 지나치게 높다. 김모(59ㆍ안동시 옥야동)씨는 “산불이 자주 나는 농어촌에 이 같은 체력기준을 충족할 수 있는 인력이 어디 있냐”며 “나름 보수도 좋고 해서 지원하려다가 체력검정 기준을 보고 포기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산림청 관계자는 “산불진화특수대 활동 영역은 험준한 산악지형으로 강인한 체력이 필수”라며 “활동 가능 지역에 희망자가 부족해 어려움을 겪지만 일단 시범운영을 하면서 필요한 인원을 확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권정식기자 kwonjs5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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