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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속 낯익은 그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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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속 낯익은 그 사람들

입력
2016.02.18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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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해는 tvN ‘미생’(2014)에서 박영호(왼쪽) 차장으로 출연했다. tvN 제공
김원해는 tvN ‘미생’(2014)에서 박영호(왼쪽) 차장으로 출연했다. tvN 제공

“오대양을 하자니까~!”

tvN 드라마 ‘시그널’에서 김계철(김원해) 형사는 최근 입만 열면 “오대양 장기 미제사건을 수사하자”며 자신보다 계급 높은 후배 차수현(김혜수)을 압박한다. 극중에서야 건달에게 뒷돈을 받다 강등된 한심하고 무능한 형사일지 모르나 시청자들에게는 유일하게 숨쉴 틈을 제공하는 코믹한 감초 캐릭터다.

‘시그널’의 연출을 맡은 김원석 PD는 김계철 역에 일찌감치 김원해를 점 찍었다. 인연의 시작은 김 PD의 전작 tvN ‘미생’이었다. 김원해는 이 드라마 마지막 회에 경영진과의 불화로 퇴사한 오상식(이성민) 차장의 뒤를 이어 원인터내셔널 영업 3팀을 이끌 박영호 차장으로 아주 잠깐 얼굴을 비쳤다. 김원해는 “김 PD의 캐스팅 제의를 받고 무조건 OK 했다”며 “잠깐 출연했지만 ‘미생’의 김 PD가 부르면 단역도 한다는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김혜수와 이제훈, 조진웅 등 정상급 배우들의 호연과 수사물 특유의 속 시원한 ‘사이다’ 전개뿐만이 아니다. 순간 최고 시청률 10%대를 돌파한 ‘시그널’의 심상치 않은 인기 요인에는 매회 존재감을 주체하지 못 하는 특급 조연들을 빼놓을 수 없다. 이 중에는 김원해 외에도 알고 보면 '시그널'과 묘한 인연을 가진 배우들이 많아 눈길을 끈다.

정해균은 영화 ‘내가 살인범이다’에서는 연쇄 살인범을, 드라마 ‘시그널’에서는 경찰을 각각 연기한다. 쇼박스ㆍtvN 제공
정해균은 영화 ‘내가 살인범이다’에서는 연쇄 살인범을, 드라마 ‘시그널’에서는 경찰을 각각 연기한다. 쇼박스ㆍtvN 제공

배우 정해균도 그 중 한 명이다. 그가 연기하는 안치수는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계장으로 지난 13일 방송된 8회에서 과거 이재한(조진웅) 형사를 살해한 범인으로도 지목돼 궁금증을 낳고 있는 인물이다.

연극배우 출신인 정해균은 영화 ‘몽타주’(2013)와 3월 개봉 예정인 ‘널 기다리며’에 이어 형사 역만 벌써 세 번째다. 하지만 정해균을 기억하는 많은 팬들은 영화 ‘내가 살인범이다’(2012)에서 그가 보여준 광기 어린 연쇄살인범 제이(J)의 모습을 잊지 못한다. 자신이 저지른 극악무도한 살인행위를 과시라도 하듯 두 눈을 희번덕거리며 경찰을 조롱하는 엽기적이고 소름 끼치는 표정 연기 하나로 그는 정재영과 박시후란 걸출한 주연배우들을 단숨에 압도해버린다.

이쯤 되면 수사물에 최적화된 배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속을 알 수 없는 특유의 음산한 눈빛이 압권이다. 진중한 성격의 강력계 형사와 피도 눈물도 없는 냉혈한 살인마란 극과 극의 캐릭터를 동시에 해낼 수 있는 그를 ‘시그널’에서 볼 수 있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 일지도 모른다.

배우 김기천은 3년 전 KBS 드라마 '직장의 신'에서 김혜수와 호흡을 맞춘 바 있다.
배우 김기천은 3년 전 KBS 드라마 '직장의 신'에서 김혜수와 호흡을 맞춘 바 있다.

‘시그널’ 4회에서 빗나간 부성애로 열연을 펼친 배우 김기천은 아들의 연쇄살인 행위를 알고도 수 십 년 간 묵인하며 결국 자신이 죄까지 뒤집어쓰려는 아버지 이천구 역으로 시청자들의 분노를 샀다. 그는 2013년 KBS 드라마 ‘직장의 신’에서 따박따박 나오는 월급만 바라보는 만년 과장 고정도 역으로 김혜수와 호흡을 맞춘 인연이 있다. 자신을 “짐짝 같은 존재”로 평가했던 냉정한 계약직 미스 김과 3년 만의 재회다. 이천구의 아들이 진범임을 눈치 챈 차수현 형사 때문에 수십 년 만에 철창 속에 갇히게 됐으니 이번에도 김혜수와는 악연이라면 악연이라 할 수 있겠다.

조아름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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