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VR 콘텐츠 촬영 ‘기어360’
LG전자도 첫 작품 통해 경쟁 가세
HTC, 소니 등 50여개 제품 전시
LTE보다 270배 빠른 5G 시연
갤7, G5, 샤오미 신제품 선봬
22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가 4일 앞으로 다가왔다. 업계 관계자들은 글로벌 정보통신기업들의 명운을 좌우할 최첨단 기술의 격전지가 될 MWC의 3가지 관전 포인트로 가상현실(VR), 5세대(5G) 기술, 신작 스마트폰 등을 꼽았다.
차세대 미래 먹거리로 손꼽히고 있는 VR은 올해 MWC에서 본격적으로 수면 위에 떠오를 전망이다. VR산업은 지난해 대만 스마트폰 제조업체 HTC와 삼성전자 등 일부 업체가 관련 기기를 선보이며 신호탄을 올렸고, 올해는 기업들이 50여개 VR 관련 제품 및 서비스들을 공개해 경쟁의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MWC에서 기어VR을 공개한 데 이어 올해는 직접 VR 콘텐츠를 촬영할 수 있는 카메라 ‘기어360’을 선보일 예정이다. 삼성의 VR 산업에 대한 관심은 점점 커지고 있다. 17일 오전 삼성은 서울 서초동 사옥에서 열린 수요사장단 회의에서 VR 시장의 현황과 전망을 주제로 강연하고 기기를 시연했다. 이날 강연자로 나선 구윤모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기술전략그룹 전무는 “부동산과 미디어, 교육 등 VR은 각계에서 이미 주목하고 있는 산업”이라며 “기기의 품질과 시스템을 개선하고 양질의 다양한 콘텐츠로 VR생태계 구축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VR 게임을 시범 체험한 삼성전자 사장단은 VR의 현장감과 재미에 대해 높은 평가를 내렸고, 향후 각 산업에서 VR을 활용할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LG전자 역시 이번 MWC에서 처음으로 VR기기를 공개하며 본격적으로 시장에 뛰어든다. 업계에서는 헤드셋 형태로 LG전자의 스마트폰과 연계해 사용할 수 있는 기기를 선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2월 스마트폰 G3 전용 VR기기인 ‘VR for G3’를 프로모션용으로 내놓으며 시장에 진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였으나 기기를 판매하지는 않았다. 여기에 일본의 소니와 대만의 HTC 등 전통적인 해외 스마트폰 제조사들도 VR기기를 전시하며 홍보에 열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VR같은 첨단 서비스를 구현하게 하는 5G 통신 기술 역시 글로벌 통신ㆍ장비업체들의 각축전이 벌어질 전망이다. 5G 기술의 최소 데이터 전송 속도 기준인 초당 20기가(Gbps)는 현재 사용중인 롱텀에볼루션(LTE)의 75메가(Mbps)보다 270배 가량 빠르다. 5G는 향후 가상현실 콘텐츠, 사물인터넷(IoT), 자율 주행자동차 등 고용량 데이터에 대한 수요 증가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로 꼽힌다.
이번 MWC에서 국내 이동통신업계 라이벌인 SK텔레콤과 KT는 나란히 다양한 5G 서비스를 선보인다. SK텔레콤은 MWC의 핵심으로 꼽히는 제3전시홀 중앙에 전시관을 열어 다양한 5G서비스로 자웅을 겨룬다. 360도 사방에서 보여주는 홀로그램 영상으로 과일 등 사물을 실감나게 구현하고, VR기기인 오큘리스 리프트를 통해 바르셀로나 관광지 영상을 보여주는 등 향후 실시간 VR 영상 시대를 열 각종 기술을 소개한다. 이밖에 미국 2위 통신업자인 AT&T와 도이치텔레콤, 차이나모바일 등 해외 통신사를 비롯해 노키아, 알카텔루슨트 등 장비업체도 5G 통신과 관련된 전시를 선보인다.
KT는 5G 시대로 가는 통로를 상징하는 ‘공항’을 본뜬 디자인의 전시관을 선보인다. KT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주관 통신사답게 스키점프 영상을 360도 VR영상으로 구현해 보여주고, 기기 착용자가 선수 헬멧에 부착된 카메라를 통해 선수의 시야를 체험하는 ‘싱크뷰’기술도 시연한다.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신제품 경쟁은 매년 주목해야 할 볼거리 중 하나다. 특히 최근 스마트폰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며 매출이 둔화되고 있어 반등을 노리는 제조사들의 신작은 더욱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가장 이목을 끄는 것은 스마트폰계 라이벌 삼성전자와 LG전자다. 두 회사는 이번 MWC에서 사상 처음으로 같은 날 신제품을 공개해 정면승부를 벌인다. 양사 모두 기기 성능에 대한 소문이 무성한 가운데 LG전자는 개막 전날인 21일 오후 2시(현지시각) G5의 설명회를 갖고, 5시간 뒤인 오후 7시에는 삼성이 갤럭시S7 공개(언팩)행사를 연다.
여기에 중국 시장에서 점유율 선두를 달리며 스마트폰 업계의 신흥 강자로 부상하고 있는 중화권 제조업체들도 잇따라 신제품을 선보인다. 올해 처음으로 MWC에 참여하는 샤오미는 24일 신작 ‘미5’를 공개하며 해외 시장 진출을 본격화한다. 화웨이 역시 신작 스마트폰 ‘P9’을 선보일 계획이다.
보급형 스마트폰을 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다. LG전자는 자사의 보급형 스마트폰인 X시리즈와 스타일러스2 시리즈 공개를 예고했다. X시리즈는 듀얼 카메라와 세컨드 스크린(액정화면 상단의 보조화면)등 핵심 프리미엄 기능을 갖췄다. 스타일러스2는 5.7인치 대화면에 펜을 활용한 필기 기능 등 프리미엄폰 못지 않은 기능을 갖춰 성장세에 있는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 공략에 나선다.
정준호기자 junho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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