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야수들이 탄 버스 한 대가 아카마 구장에 들어섰다. 버스에서 내린 19명의 야수들은 두 개 조로 갈라졌다. 한 조는 수비와 타격 훈련을 하기 위해 실내 연습장으로 향했고, 다른 한 조는 웨이트 트레이닝 훈련장에 자리를 잡았다.
‘내일’을 꿈꾸는 예비 스타들도, 이미 정상에 올라있는 스타들도 예외가 없다. 이날 야간 훈련에서 외국인 타자 발디리스는 타격 훈련에 땀을 쏟았다. 팀의 4번 타자 최형우와 박한이, 박해민 등은 웨이트 트레이닝을 실시했다. 웨이트장의 공기는 뜨겁게 달아올라 있었다. 최신 가요를 틀어놓으며 분위기를 띄웠지만 선수들의 거친 숨소리가 음악소리를 압도했다. 야구장에서 늘 웃는 얼굴이던 박해민도 바벨을 계속 들어올리면서 온갖 인상을 쓰고 거친 숨만 내쉬었다.
훈련을 이어가던 선수들은 오후 8시30분이 지나서야 뒷정리를 하고 숙소로 돌아가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그제서야 선수들의 얼굴에도 다시 웃음기가 떠올랐다.
1차 괌 전훈을 포함해 어느덧 스프링캠프가 시작된 지 한 달이 지났다. 선수들의 얼굴에도 피로가 조금씩 묻어났다. 김성래 삼성 수석코치는 “지금부터 한창 힘들 때다. 하지만 (스프링캠프의) 50일을 잘 보내면 시즌 때 얻는 게 있을 것이다”며 선수들을 독려했다. 지칠 법도 하지만 시즌을 생각한다면 여기서 멈출 수는 없다. 오전 9시30분부터 야간까지 이어지는 훈련에도 구자욱은 “야간 훈련은 당연히 하는 것 아니냐”며 눈을 빛냈다. 최형우는 “딱 힘든 시기다. 하지만 캠프는 원래 힘든 곳이기 때문에 각오를 하고 온다. 그냥 열심히 하는 게 답이다. 여기서 놀거나 쉬거나 아프면 더 뒤처지는 기분이다. 다들 힘들지만 그래도 해야 하고, 웃고 즐겨야 한다”고 말했다.
아직 자신의 위치가 확실하지 않은 선수에게 이 시간은 더욱 소중하다. 올해 주전 2루수 후보인 백상원은 “엑스트라 훈련을 계속하고 있다. 수비가 부족해 그 부분을 중점적으로 하고 있다”며 “지금부터 시즌이라고 생각하다. 지금 잘 해야 개막전 엔트리부터 들고 뛸 수 있지 않겠나”고 각오를 전했다.
오키나와=글ㆍ사진 김주희기자juh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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