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다녔던 중학교 교실에서 부탄가스를 터뜨리고 인터넷으로 생중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중학생이 1심에서 형사 처벌을 면하고 서울가정법원 소년부로 송치됐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 조의연)는 17일 현주건조물방화미수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모(16)군에 대해 보호처분을 내리고 사건을 서울가정법원 소년부로 송치하도록 결정했다.
이군은 지난해 9월 서울 양천구 A중 빈 교실에 들어가 불을 붙인 종이와 부탄가스 2통을 놓아 폭발시켰고, 혼란에 빠진 학교 모습을 촬영해 인터넷에 올렸다.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이 폭발로 교실 출입문과 창문, 벽이 파손됐다. 당일 저녁 붙잡힌 이군은 조사 결과 2014년 A중에서 서울 서초구 B중으로 전학한 뒤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하면서 심각한 우울증에 빠졌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조사 결과 지난해 6월 B중에서도 방화를 시도했던 사실이 드러났고 재판에 넘겨졌다.
그러나 재판부는 “위험한 범행을 저질렀지만 학교 안 따돌림과 성적 하락으로 생긴 우울증이 범행의 원인”이라며 “질환이 호전됐고 인명 피해가 없으며 훼손된 시설도 모두 회복되었다는 점 등으로 볼 때 형벌보다는 보호처분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군은 소년부 판사의 심리를 거쳐 감호위탁·사회봉사·수강교육·보호관찰·소년원송치 등의 보호 처분 중 하나를 받게 된다.
신지후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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