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경찰청, 의료원장ㆍ브로커 등 12명 검찰 송치
중고 의료장비의 제조일자를 위조해 새 장비인 것처럼 속여 공공의료기관에 납품한 브로커와 이를 묵인한 공립의료원장이 경찰에 적발됐다.
전남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의료장비의 제조일자를 위조해 A공립의료원에 납품한 혐의(의료법 위반 등)를 받고 있는 B(55)씨와 이를 묵인한 혐의(배임)인 의료원장 C(61)씨 등 12명을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1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B씨는 판매업자 3명과 공모해 2~3년 전에 생산된 2억1,000여만원 상당의 안과 의료장비 3종의 제조일자를 지우거나 조작해 신제품인 것처럼 속여 2014년 말 의료원에 납품한 혐의를 받고 있다. C씨는 사전에 청탁 받은 B씨를 형식적인 입찰을 거쳐 낙찰자로 선정한 후 중고 장비를 납품한 사실을 알고도 묵인한 혐의다.
B씨는 2014년 2월 브로커 2명을 통해 의료원장 C씨에게 안과 장비 납품을 청탁한 후 같은 해 5월과 8월 시행된 공개입찰에 평소 친분이 있는 업자 2명과 함께 입찰에 참여해 자신이 낙찰 받도록 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브로커들은 C씨에게 영향력을 행사해 주는 대가로 B씨로부터 2,500만원을 받아 절반씩 나눠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B씨는 서울의 판매업자와 무자격 취급업자로부터 중고 의료장비를 사들여 제조일자를 삭제한 뒤 신형인 것처럼 속여 광주 시내 병원 2곳에 판매했고, 약사 2명에게 월 100만원씩에 면허를 대여받아 의약품 도매점을 운영한 혐의도 경찰 조사과정에서 드러났다.
박경우기자 gw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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