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믹스라디오 뱉어낸 네이버… 또 ‘M&A 굴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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믹스라디오 뱉어낸 네이버… 또 ‘M&A 굴욕’

입력
2016.02.17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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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로이드ㆍ유튜브 등 인수해

성장 발판 마련한 구글과 대조적

외부인재 영입 M&A 노하우 키워야

네이버가 지난해 야심차게 인수했던 음원 서비스를 1년 여 만에 청산하기로 했다. 그 동안 네이버의 약점으로 지적돼 온 인수합병(M&A)에서 또 하나의 실패 사례를 추가하게 됐다.

네이버는 일본 자회사인 라인 주식회사가 산하 법인을 통해 운영하던 라디오형 음악 서비스 ‘믹스라디오’를 접는다고 16일 공시했다.

라인이 2014년 12월 마이크로소프트(MS)로부터 인수해 화제가 됐던 믹스라디오는 원래 노키아의 스마트폰 ‘루미아’의 전용 서비스였으며, 2013년 MS가 사들였었다. 이용자가 직접 라디오 채널을 만들고 음악 목록을 구성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네이버는 이 서비스를 사들인 뒤 지난해 8월 구글 안드로이드와 애플 iOS용 소프트웨어(앱)를 내놓고 다른 스마트폰으로 영역 확대를 노렸다.

그러나 네이버는 믹스라디오를 인수한 지 불과 1년 2개월 만에 서비스 청산을 결정하게 됐다. 스포티파이, 애플뮤직, 구글 플레이 뮤직 등 경쟁 업체들이 선점하고 있는 전 세계 음원 스트리밍 시장에 뒤늦게 뛰어든데다 이용자를 끌어들일 차별점도 부족했던 것이 부진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네이버 관계자는 “현재 일본과 태국에서 제공 중인 메신저 라인 기반 음원 서비스 ‘라인뮤직’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결정으로 네이버는 또 하나의 M&A 실패 사례를 남기게 됐다. 최근 네이버는 신규 사업을 시작할 때 과감한 M&A를 통한 외부 수혈보다 자체 개발(메신저 라인)하거나 기존 서비스에 기반한 파생 서비스(네이버 지도, 라인 뮤직 등)를 내놓는 방식을 주로 취했다.

여기에는 과거에 인수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미투데이’, 여행 정보 사이트 ‘윙버스’ 등이 제대로 빛을 보지 못한 경험이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업계 시각이다.

하지만 라인의 매출 성장세가 점차 둔화하는 상황에서 M&A에 소극적 태도를 보일 경우 향후 성장을 가로막을 수 있다는 지적이 업계에서 꾸준히 제기돼 왔다.

M&A는 기업이 새로운 성장 모델을 찾을 때 신속하게 목표 달성할 수 있는 지름길로 통한다. 성공적인 M&A로 경쟁력을 강화한 대표적인 사례는 최근 전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으로 올라선 구글이다. 구글이 2005년 인수한 모바일 운영체계(OS) ‘안드로이드’는 현재 전 세계 모바일 OS 시장의 80%를 차지하고 있고, 2006년 16억달러(약 1조9,480억원)에 인수한 동영상 서비스 ‘유튜브’는 지난해에만 구글에 80억달러(9조7,480억원)의 매출을 안겨주며 강력한 현금창출 사업(캐시카우)으로 자리 잡았다. 지난달 사람과 바둑 대결에서 처음으로 승리해 화제가 된 인공지능(AI) 컴퓨터 ‘알파고’의 개발사 ‘딥마인드’도 구글이 2014년 인수한 업체다.

IT 업계에서는 네이버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하루 빨리 해외 시장을 겨냥한 M&A 성공 사례를 만들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M&A는 추가적인 투자 비용이 적게 들고, 인수 즉시 실적 증대에 힘을 보탤 수 있으며 잠재적 경쟁자를 없앨 수 있는 등 장점이 뚜렷하다”며 “네이버가 세계적 IT 업체들과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는 외부 인재 영입 등으로 M&A 노하우를 키우는 것이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이에 대해 네이버 관계자는 “모든 M&A가 성공한 것은 아니지만 2008년 검색 서비스 ‘첫눈’을 인수해 메신저 라인을 키우는 등 지금의 네이버가 있기까지 M&A가 큰 역할을 했다”며 “현재도 외부 투자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서희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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