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중단 미리 못 알린 건 최우선 고려 사항 국민 안위 때문”
박근혜 대통령은 16일 국회 본회의 연설에 앞서 국회의장 접견실에서 국회의장단, 여야지도부와 15분간 환담회를 가졌다.
여야에 따르면 접견실로 들어선 박 대통령은 제일 먼저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와 악수를 하며 “안녕하십니까. 오래간만입니다”라고 인사를 건넸고 이후 이종걸 원내대표에게 “원래 오늘 이 원내대표 교섭단체 연설인데 이렇게 양보해주셔서 고맙습니다”고 사의를 표했다. 이어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악수를 했고, 김무성 대표와 악수하는 동안에는 “입술이 부르트시고 고생이 많으셨다”고 덕담을 했다. 인사 순서에 대해 김영우 새누리당 수석대변인은 “정의화 국회의장이 ‘우리 야당에게 먼저 인사를 했으면 좋겠다’고 권했다”고 전했다.
자리에 앉은 박 대통령은 “북한이 4차 핵실험을 하고 국제사회가 심각한 제재 논의를 하는 과정에서 또 미사일을 발사했다. 국회의원 여러분과 국민들께 설명드리고 협조를 당부 드리기 위해서 왔다”는 말로 이야기를 먼저 꺼냈다. 이와 함께 박 대통령은 “2013년 개성공단 중단으로 우리 국민 7명이 볼모로 잡힌 상황이었는데 그 때 정말 어려웠다”며 “어떠한 다른 논리도 국민 안위 문제를 넘어설 수 없었기 때문에 (개성공단 중단 결정을) 미리 알릴 수 없었다. 국민의 무사귀환이 최고 중요한 문제였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김무성 대표는 “우리 기업들이 외국 바이어와의 신용관계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며 정부가 특별히 신경 써줄 것을 부탁했다. 이어 김종인 대표가 “긴박한 상황이었다 하더라도 대통령이 국민께 잘 알렸더라면…”이라고 아쉬움을 표하자, 박 대통령은 “그래서 오늘 제가 국회에 왔어요”라고 응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김종인 대표는 ‘중국을 너무 믿지 말라. 중국은 북한을 버릴 수 없다는 입장을 잘 참작해서 대중국 외교를 강화하는 게 좋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 원내대표는 ‘통일대박에서 개성공단 폐쇄로 너무 왔다갔다 하는 거 아니냐’는 요지의 발언을 했고, 이에 대해 박 대통령은 통일대박론에 대한 설명을 길게 했다고 양당 대변인들이 전했다.
박 대통령은 여야 지도부에 쟁점법안 처리에 대한 당부를 한 뒤 김종인 대표와 3분가량 대화를 더 나눴다. 그러나 대통령이 모처럼 만난 야당 당수에게 할애한 시간치고는 너무 짧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성수 더민주 대변인은 “김종인 대표가 ‘국민이 납득할 수 있도록 개성공단 결정을 갑자기 왜 했는지, 그 과정을 소상하게 설명해달라’는 이야기를 길게 했고, 박 대통령은 특별한 대답 없이 고개를 끄덕끄덕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김성수 대변인은 “김종인 대표가 박 대통령에게 ‘얘기 좀 더 하자. 할 말이 더 있다’면서 잡았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정민승기자 msj@hankookilbo.com
정승임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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