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16일 군청색 숏 칼라 재킷에 바지 정장 차림으로 국회 본회의장을 찾았다. 특별 연설을 통해 북한의 잇따른 도발을 강도 높게 비판하고 국회의 초당적 협조를 구하기 위해서다. 평소 행사 성격에 따라 의상을 직접 고르는 것으로 알려진 박 대통령이 이날 군청색 정장을 선택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집권 3기인 지난 1년 동안 안보 관련 행사에 참석할 때마다 주로 청색 또는 녹색 계열의 의상을 입었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국군의 날이나 경찰의 날 기념식, 화력훈련 참관, 국가안전보장회의 등 총 20 차례의 안보 관련 행사 중 15 번이나 청색 또는 진한 녹색 상의를 입었다.
박 대통령은 그 동안 안보를 강조하거나 본인의 단호한 의지를 피력하는 자리에 16일 입은 군청색 숏 칼라 재킷을 입고 나왔다. 지난해 10월 미국 방문 당시 처음 이 재킷을 입은 박 대통령은 한국전 참전비 헌화와 나사우주센터 방문, 한미 첨단파트너십포럼 등의 일정을 소화했다.
같은 해 11월 24일 같은 재킷을 입고 국무회의를 주재한 박 대통령은 1차 민중총궐기대회와 관련해 “특히 복면 시위는 못하도록 해야 한다. IS(이슬람국가)도 지금 그렇게 하고 있지 않나?”라며 불법폭력 시위에 대한 근절 의지를 분명히 밝혔다.
12월 17일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열린 미국 수출형 초음속 고등훈련기 TX 공개 기념식에서도 박 대통령은 같은 재킷을 입었다. 박 대통령은 “(이번 사업은) 국가안보 측면에서도 한미동맹을 더욱 강화하는 촉매제가 될 것이고 한미간 무리체계의 상호운용성 증대로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를 유지하는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세 번째로 이 재킷을 입은 것은 본인의 생일인 지난 2일.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국회가 진정한 민의의 전당이라면 민생입법 서명운동까지 이르는 국민의 간절한 부름에 지금이라도 응답해야 한다”라며 경제활성화 및 민생입법을 강조했다.
박서강기자 pindroppe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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